[안준철] 위기일수록 ‘컨셉 크리에이션’

발행 2023년 01월 25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올 한 해를 규정하는 많은 단어들은 결국 80년대 초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과 2008년의 금융위기(Financial Crisis)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인 ‘SF 복합위기’로 함축된다.

 

하루가 다르게 체감되는 물가상승에, 가계 이자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시작됐고, 기업들의 대출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만 53조가 넘는다고 한다.

 

위기가 분명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비즈니스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기존 시장의 포화를 인식하고 새로운 부가가치가 있는 시장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내실과 진화를 위해서는 ‘컨셉 크리에이션(Concept Creation)’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컨셉이 제품,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등에 한정적으로 적용됐다면, 앞으로는 비즈니스 컨셉, 서비스 컨셉 등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 컨셉 경영이 내재화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많은 개념이나 내용이 함축되는 컨셉은 고객들에게 기업을 인식하게 하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의사결정의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판단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게 된다. 직원들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생긴다.

 

기업 외부적으로는 당연히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고객이 기업을 인식하고 팬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런 컨셉은 ‘크리에이션(creation)’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얻거나 부가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주방용 가구회사가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시장 확대 기회를 얻고 싶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 어쩌면 사무용 가구 시장으로의 진출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주방의 본질은 가족에게는 만남의 장소이며 손님에게는 환영의 공간이자 웜업(Warm-up)의 공간이다. 외국에서는 손님을 초대하면 입구에서 코트를 받아주고 키친으로 이동해 웰커밍 음료나 쿠키를 나누며 마음의 긴장을 푼다.

 

그 본질을 어디에 적용해 볼 수 있을까. 섬세한 기업들은 고객과의 첫 만남이 1층 로비에 있는 인포메이션 데스크라는 것을 잘 안다. 지금까지는 ‘누구 만나러 오셨나요’ 같은 딱딱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마음의 벽을 높이는 곳이었다. 그 인포메이션 데스크 자리에 주방용 아일랜드 테이블을 놓고, 은은하게 가열된 차를 올려 고객을 맞이한다면 어떨까.

 

또 재택 근무에 적응해버린 직원들을 위해, 사무실에 가정의 온기를 심어보면 어떨까. 일종의 캔틴(Canteen)이 함께하는 홈오피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주방가구의 본질을 이해한 컨셉 크리에이션은 오피스 시장에서도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본질에 대한 이해와 인사이트는 모호했던 개념을 분명히 하면서 시장기회를 만든다.

 

한 IT 기업은 자신들의 지향점이자 고객가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리는 죽은 네트워크(Network) 회사가 아닙니다. 우린 살아 움직이는 Net Works 회사입니다’.

 

컨셉 크리에이션은 자칫 모호할 수 있는 컨셉을 구체적으로 해석하는 노력 즉 정교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제시된 컨셉에 대한 고객의 경험에 어포던스(affordance)가 더해지면서 강력해진다.

 

컨셉 크리에이션의 시작은 관찰에서 시작되며 실체 도입에는 융합적인 접근이 포함되면서 신선도 높은 이해를 만든다.

 

모두가 위기라 생각할 때 기업은 더욱 단단한 개념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 차별적인 개념이 지렛대가 되어 가치를 높이고 시장기회를 만든다.

 

안준철 컨셉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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