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사진=게티이미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Digital Native Generation).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를 의미하는데, 미국의 미래학자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가 2011년 처음 사용해 대중화되었다.

소위 MZ세대 중 M세대(1980년에서 2000년대까지 출생)를 의미하며 한국어 번역으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는 표현도 있는데, 말 그대로 아날로그 환경에서의 성장과 교육 과정을 밟았던 이전 세대를 총칭하며 그들은 영원히 디지털 사용에서 주류가 되기 힘들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어떤 표현이 되었던지 결국 디지털 기기는 모든 세대에 걸쳐 영향을 주었으며, 급기야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생각하고, SNS에 집착하는 정신적, 육체적 부작용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말았다. 이에 디지털과 해독의 합성어인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라는 캠페인이 생겨나기도 했는데, 디지털 기기나 컴퓨터 네트워크의 사용 시간을 줄이자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제는 AI(인공지능)가 알고리즘을 넘어 챗GPT, 생성형 AI로 발전하며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 결과 AI 디톡스라는 신조어가 곧바로 생겨났다.

말 그대로 디지털을 뛰어넘어 AI 관련 모든 것을 끊어 보자는 의미인데, 요즘 미국의 10대들 사이 산업혁명 당시 기계에 대한 인간의 반발을 빗대어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멍청이폰(Dumb Phone)이라 불리며 전화, 문자만 되는 휴대폰(원래 피처폰:Feature Phone이라 부른다)은 소위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앞서가는 인싸 아이템처럼 되었다.

노키아(예전 그 노키아 맞지만, 현재 핸드폰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 중이다)는 이에 힘입어 미국에서만 매월 수만 대의 피처폰을 판매하며 2022년 영업이익이 24억 달러(한화 3조 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에 피처폰만 만드는 라이트(Light), 푼트(Punkt) 같은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나고, 한정판을 만들어 유명해진 스트리트 패션 ‘슈프림(Supreme)’도 한정판 피처폰을 만들며 붐을 이어가고 있다.

한번 키워드를 눌러버리면 AI 알고리즘이 그와 연관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는 SNS, 유튜브, 구글에 싫증이 난 사용자를 위한 컨설팅 서비스까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으로 생겨나고 있다고 하니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열망은 강해지는 듯싶다.

감각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미시간대 아라드나 크리슈나(Aradhna Krishna) 교수는 “사람의 두뇌는 오감을 자극하는 우뇌의 사용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좌뇌보다 우선하며, 이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디지털보다 감각을 추구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런가, 아날로그 시절의 추억과 감성을 소환하는 레트로 트렌드가 소위 MZ, 알파 세대에까지 수용되는 것 또한 디지털과 AI에 대한 반발이라고 추론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이에 맞춰 부작용과 심리적 반발까지 다양하게 부각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떤 미래학자는 이제 진짜 인간과 AI 가짜 인간이 디지털 가상공간과 현실에서 공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환경에 맞춰 디지털, 인공지능, 아날로그까지 스펙트럼을 넓힌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소들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패션 비즈니스도 절대 예외가 아닐 듯싶다.

정두영 디어마이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