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친환경 패션과 그린워싱 사이 그 불편한 진실

발행 2022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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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의 ‘패션 법 이야기’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요즈음, 가장 앞글자 E가 칭하는 ‘친환경’은 더욱 우리의 주목을 끈다.

 

1980년대 환경운동가 제이 웨스터벨트에 의해 소개된 ‘그린워싱’이라는 개념은 기업이나 사업체가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환경 문제를 허위로 내세우거나 과장하는 기망 행위를 뜻한다. 환경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진 요즈음, 그린워싱 문제는 많은 소비자들의 레이다 망을 벗어나기 힘들다.

 

친환경 소비의 기대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자, 기업들은 생존 경쟁을 위하여 그린슈머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의 큰 흐름 속에서 그린워싱을 일삼는 사업가들이 오히려 환경의 적이 되곤 한다.

 

막상 허울만 멀쩡한 친환경 마케팅에 쉽게 넘어가는 소비자들만 의문의 피해를 입고, 지구의 환경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스타벅스,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은 각종 용기의 재활용이 오히려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재활용이라는 선전 문구는 그럴싸하지만, 막상 어떤 루트로 어떠한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중요 정보는 기만의 장막으로 숨겨졌고, 환경의 주름은 더 깊어갔다.

 

글로벌 패션기업도 한 번쯤 환경을 뒤돌아봐야만 했다. 수년 전부터 패스트패션 기업 H&M은 플라스틱 소재의 제품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쳤다. 글로벌 패션기업인만큼 친환경 캠페인에 공감한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소재 의류들을 신나게 구입했지만, 오래 입지 않고 버리게 되었다.

 

패스트패션이 만들어낸 패턴은 친환경 패션이 아니라, 패스트 바잉-패스트 덤핑 패턴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패션기업이 내세운 친환경 캠페인이 오히려 의류 쓰레기들을 양산하여 안티 환경 캠페인으로 전락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다른 패션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프고 웃긴 상황이다.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는 친환경 차원에서 가방 수선 서비스, 중고 판매 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코치는 친환경의 가면 뒤에서 세금 회피의 목적으로 재고 상품을 마구 파손해 텍사스 쓰레기 매립장에 버리는 짓을 하다 적발되었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고, 친환경을 감히 입 밖에 내기 어려워졌다. 최근 어느 NGO의 조사 결과,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굴지의 브랜드들도 기실은 합성소재 사용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린워싱은 워낙 교묘하기 때문에 이를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제품 표시와 광고에 대한 단속을 통해 그린위싱을 규제하고 있다. 환경성을 기준으로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각종 표시 광고의 적법성, 적정성을 관리하고 있다. 환경성에 대한 법적인 기준이 있는 제품과 달리, 마케팅 문구 등은 워낙 추상적, 주관적이어서 막상 규제의 칼을 들이대기가 어렵다. 그러한 추상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그린워싱의 근절이 어렵다.

 

판매기법은 계속 개발되어야 하겠지만, 기만적인 판매기법은 악덕 상술이므로 막아야 한다. 이미 그린워싱 신고 포상제도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많다.

 

친환경이 또 다른 상술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꼭 법이 아니어도 행정 지도와 실효적인 가이드 라인 등을 통해 다각적인 감시가 행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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