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악마는 메타버스에서도 프라다를 입는다

발행 2022년 10월 11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경의 ‘패션법 이야기’

 

메타는 가상 아바타를 입을 수 있는 발렌시아가, 프라다, 톰 브라운 등 제품을 갖춘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 / 사진제공=메타

 

명품 지상주의는 많은 로망과 폭망을 낳고 있다. 물질, 돈질 그리고 허영, 허상을 향한 좀비 사생팬들의 몸짓, 손짓은 정처 없는 영혼들을 한숨과 날숨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올라탄 MZ세대는 한숨보다 가쁜 숨으로 명품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메타버스는 또 다른 명품이 또 다르게 소비되는 신세계를 구현해냈다. 명품 브랜드들이 가상세계에 진출한 이래, 각자의 ‘아바타’를 위한 브랜드 쇼핑 열기가 거세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수십만 원에서부터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명품은 왠만한 월급쟁이들에게 꿈에서나 걸칠 수 있는 환상이다. 하지만, 경제적 현실적 문제에서 다소 자유로워지는 메타버스에서는 ‘또 다른 나’의 일상을 위하여 오프라인 명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명품 구입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일상이 점점 더 익숙해지고,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아바타’의 명품 지름신 강림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의 디지털 의류 매장의 본격적인 시작은 이러한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세계적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아바타 의상을 구매할 수 있는 디지털 의류 매장을 오픈한 메타플랫폼스는 가상의 공간에서 본인의 옷 구매를 위해 만든 온라인 버츄얼 스튜디오가 아니고, 자신의 ‘아바타’에게 입힐 옷을 파는 매장이다.

 

최근 이런저런 잡음 때문에 사세가 다소 기울어진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CEO는 발렌시아가, 프라다, 톰 브라운 등이 직접 디자인한 가상의 의류로써 예전의 위용을 되살리고자 한다. 이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메타버스에서 의미, 재미와 연결성을 되찾으면서 다시 열광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함으로써 메타플랫폼스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버츄얼 의상의 가격은 2.99~8.99달러 사이로 책정될 예정이므로 이용자들의 폭발적 구매가 예상된다. 발렌시아가 CEO 세드릭 샤빗은 “Web3와 메타는 발렌시아가, 우리 고객, 우리 제품에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럭셔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반긴다. 결국,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옷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이용자들은 현실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명품의 꿈을 가상세계에서 실현시키는 호사를 누리게 된다. 결국 모두에게 윈-윈인 셈이다.

 

디지털 의류 시장은 또 다른 세계, 판로를 낳았다. 가상현실 이용자들은 아바타를 설치하여 비디오 게임도 하고, 여기저기 구경도 다니고, 각종 모임에도 참여하면서, 디지털 의류를 뽐내게 된다. 메타플랫폼스는 2021년부터 가상현실 아바타에 대하여 더 실감나는 표현력과 입체감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톰 브라운의 시그니처 삼선 수트, 발렌시아가 오토바이 수트, 프라다의 리네아 로사(Linea Rossa) 라인의 흰색 의상 등을 착용한 아바타의 다양한 패션 플랙스는 이미 인기 아이템이다. 악마는 디테일이 아니라 디자인에 있다.

 

프라다를 입는 악마는 진짜 현실이나 가상현실에서나 똑같다. 짝퉁, 표절 악마는 아바타 패션도 사냥감으로 보니까 나이키 등 몇몇 브랜드는 이미 메타버스 관련 상표법/디자인 도용 송사를 시작했다.

 

또 메타버스에서 패션사업체와 게임 등 다른 분야 사업체들의 콜라보가 활발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쟁의 형태는 더 복잡할 것이다. 이미 체결되어 있는 협업 계약의 경우에도 계약의 시간/장소적 적용 범위를 다시 조정해야 하며, 진술 및 보장 범위는 물론 분쟁의 발생 양태에 따라 각 당사자의 역할 및 책임소재가 달라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더니... 가상 세상은 훨씬 더 넓고 악마 같은 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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