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현] 모두가 미쳐갈 때, 평범한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용기

발행 2021년 11월 18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출처=아마존

 

당연한 얘기들로 가득 찬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모건 하우젤(Morgan Housel)의 ‘돈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money)’을 읽게 됐다. 단순히 부자가 되는 방법이 아닌, 격변하는 세상의 사업과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야기라 생각되는 문구를 이번 칼럼의 제목으로 잡았다.

 

최근 빈번히 거론되는 메타버스와 NFT 등은 어색하고 어렵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분야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데, 분위기상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큰 일이 날 것만 같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거나 주도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므로, 극소수 사람들이 그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큰돈을 벌거나 성공하는 모습을 그저 부러워하며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평범한 우리들 대부분의 관심은 크고, 돈이 많이 벌리고,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것을 향하다 보니 그 이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실패와 도전의 과정을 간과하게 된다. 기회를 잡고 성공하기 위한 선행 조건이 바로, 이 칼럼의 제목처럼 자기 분야에서 꾸준히 ‘평범한 것들’을 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맞을 것이다.

 

스타트업 대상의 엔젤 투자와 미술품 투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나는 기업이나 예술품 투자 모두 성공과 실패의 요인이 결국 같다고 생각한다.

 

나의 예를 생각해보기 전에 먼저 책에서는 성공한 미술상인 하인츠 붸르그륀(Heinz Berggruen)의 미술품 투자를 예로 들고 있다. 피카소, 마티스 등 엄청난 컬렉션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작품만을 구매하지 않았다. 대신 포트폴리오 단위로 작품을 구매하고, 또 그 과정을 꾸준히 반복한 결과 그 중 몇몇의 챔피언이 그를 성공한 미술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업 중에서는 디즈니의 예를 들었다. 디즈니는 1930년대 중반까지 400편이 넘는 만화영화를 제작했지만 사업적 손실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빚 청산과 최첨단 스튜디오 매입을 통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되었다. 이 두 가지 예는 자신들이 해야 할 평범한 일을 지속함으로써 성공의 기회를 잡은 대표적인 이야기다.

 

나는 8년 차 엔젤 투자자로 활동해오는 동안 코인과 상장주식, 부동산 등 엄청나게 다양한 투자 상품들을 변덕스럽게 오가는 투자자들을 많이 봤다. 그 안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전문적으로 해온 엔젤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 온 결과 지금의 성과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

 

어떤 일을 장기적으로 꾸준히 한다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나는 엔젤 투자자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3년 차 되던 해에 금융 자산의 대부분을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이익 실현은 커녕 투자한 지 1년도 안 돼 폐업하는 회사들을 보게 됐다. 이때 들었던 회의감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하지만 당시 다른 투자 상품을 찾기보다,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에 더 깊이 집중하기 위해 화장품 회사를 창업했고, 창업자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함으로써 내가 선택한 평범한 일들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만약 그때 엔젤 투자의 포트폴리오로 구축해 가며 지속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초반 3년의 투자는 성과 없이 끝나고, 상장주식, 프리 IPO로 갈아타 자산은 아마 조금 더 늘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기업가 네트워크는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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