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현] 언제나 그렇듯,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발행 2022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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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우크라이나 국기 / 출처=게티이미지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위축됐던 산업들이 기지개를 켜는 것 같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과 환율 급변동, 소비 위축을 다시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3월 들어 석유 값이 급등하더니,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공산품 가격들도 줄줄이 값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소비 위축에 눌려 인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반영하여 인상 중이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과 경영자들은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함께 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장기적인 침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에 내실을 다져온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이번 사태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전쟁이 시작되자 러시아와 주변국으로 수출 또는 서비스를 제공해온 기업들은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매출 다변화를 빠르게 준비 중이고, 결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래된 거래처들에게는 결제를 연장해 주면서 서로 간에 신뢰를 쌓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자신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 함께해 온 파트너와의 신뢰를 쌓는 일도 중요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경우다.

 

물론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정부는 매우 나쁘지만, 러시아 시장 내 파트너들이 천재지변과 같은 경제적 고립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그 거래처들이 등을 떠미는 결정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으로 가는 길은 멀게만 보인다.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장기적인 침체에 대비하는 것도 합리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생각해 보니, 2021년은 내가 초기 기업에 단 한 건도 투자를 하지 않은 첫해였다. 2022년 올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업모델이 매력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다. 유동성이 넘쳐 나는 시장에서 괜찮아 보이는 스타트업들은 이미 내가 지켜온 절대적인 기업가치 기준을 한참 넘어서 투자를 요청했거나 또는 투자를 받았기에 그렇게 된 것 같다. 아마 초기부터 투자를 해 온 엔젤 투자자들은 대부분이 그런 모습일 것이다.

 

투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과연 경기회복이 늦어지거나 장기 침체로 이어진다면, 과연 누가 그 시기를 지혜롭고 유연하게 변화하며 성장해, 투자하지 않는 나로 하여금 아쉬운 마음이 들게 만들 것인가 문득 궁금해서다.

 

앞서 변화를 해온 기업들은 이미 제법 성장했고, 여러 위기 상황에서 생존의 방법을 배워왔기에, 이번 전쟁 이슈에서도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 받기에 참 좋았던 시절은 이제 끝나간다. 위기 상황에서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쉽게 망하기도 어렵지만 투자 자금의 목적이 있기에 급변하는 상황에 맞는 사업 방향 전환 역시 어렵다. 여러 상황에 맞춰 준비해 본 경험이 없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끝까지 방향 전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지금은 아니라는 확신이 있음에도 자금을 다 소진해야 인정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위기는 그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이고, 그 준비를 반복할수록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능력은 향상된다. 이는 내가 그동안 투자해 온 많은 기업들의 사례에서 확인한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우리는 다만 그 기회를 알아보고, 가져다 쓸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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