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인] 혼란을 지나 회복의 시대, 팬데믹 이후의 패션

발행 2021년 06월 29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가 붙으면서 전 세계가 록다운의 빗장을 풀고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독일은 지난 5월 말까지도 레스토랑과 상점이 모두 폐쇄 상태였다. 6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테스트 결과 후 레스토랑에서 식사가 가능해졌으며, 상점은 예약 없이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 주요국은 이렇듯 최근까지 강력한 록다운 상태가 이어지며 2021년 상반기까지 팬데믹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됐다. 


인도발 변이 등 팬데믹 재확산과 인플레이션 등 리스크 요인이 남아 있으나, 소비자들은 이제 외출을 준비하고 있다. 억눌렸던 사람들의 심리가 본격적으로 표출되는 지금, 미국 웰스파고 증권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이 끝난 뒤 가장 구입하고 싶은 상품으로 37%의 소비자가 ‘외출복’을 꼽았다. 홈오피스를 마치고 사무실과 학교, 근거리 여행 등 활동을 재개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장 역성장 폭이 컸던 패션 산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가 기점이 되어 탈 탄소화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기반으로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곡점을 맞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100년 전 미국이 겪었던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에 빗대어 현재의 시사점을 찾고 있다. 1920년대의 미국 경제가 글로벌 환경 측면에서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독감 팬데믹 종료 후 전개된 광란의 1920년대 사이클을 통해 도출되는 현시대와의 공통점은 새로운 경제, 사회,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급격한 산업 패러다임의 혁신, 새로운 소비 사이클의 등장, 소득 불균형 심화, 보호주의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광란의 20년대’ 모습을 통해 조망할 수 있는 패션 산업의 방향은 무엇일까.

 

 

첫째, 디지털 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 즉, 데이터와 신기술의 활용이다. 새로운 소비 패턴의 변화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다. 록다운 기간동안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된 패션 산업은 디지털 기반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 소비자의 취향은 더욱 세분화되고, 온라인 플랫폼의 서비스는 빠른 기술혁신과 함께 고도화되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웠던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상품을 혁신하는 브랜드가 더욱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봉쇄된 오프라인의 제한을 뛰어넘어 가상 세계를 구현하여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실감 경제의 시대가 되었다. 


둘째, 환경을 생각하는 ‘필 환경’은 ‘힙 환경’이 되어 패션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패션이 힙하다.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소비자들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실감하게 되었다. 옷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의류 소비가 지구에 해를 얼마나 끼치는지, 더 나은 선택은 없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윤리적 소비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을 통해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이제 럭셔리 브랜드들은 모두 각자의 지속가능전략을 발표하였으며 매 시즌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컨셉으로 내세운다.


셋째,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탄탄한 브랜드력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다. 팬데믹을 통해 온라인 쇼핑이 확산되면서 특히 소비자와 소통하며 확립한 브랜드 가치는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임이 입증됐다. 소비자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면서도 정체성과 상품력에 집중한 브랜드는 위기에도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시대 변화에 따라 쉽게 무너짐을 알 수 있다.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독일 소매협회에 따르면 45만 리테일 매장 중 12만 개가 파산에 직면했고 25만 개의 일자리가 손실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브랜드, 게임 체인저들은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과 사회 구조의 급격한 변화, 기술혁신 사이클을 이용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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