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인] 파리의 사마리텐, 그들이 빚어낸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

발행 2022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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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퐁뇌프건물

 

유럽 최대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 잘란도는 2022년 1분기에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실적을 냈다. 2021년 1분기에는 전년도 대비 46.8% 증가했으나, 올해는 2021년 대비 1.5% 감소한 22억 유로(약 2조9,340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 부진의 원인은 온라인에서의 패션 상품 구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엔데믹의 기대감에 전 세계에서 다시 오프라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LVMH가 약 1조 원을 투입한 오프라인 공간의 야심작, 파리의 사마리텐 백화점을 방문했다. 152년 된 사마리텐 백화점은 2005년 건물 노후화로 리모델링에 착수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21년 리뉴얼 오픈했다. 75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LVMH 그룹의 브랜드를 비롯해 프랑스 로컬 브랜드 등 600여 개의 브랜드로 구성했다. 50여 개는 사마리텐 독점 브랜드라고 한다.

 

아르누보 양식의 퐁뇌프 건물과 현대적인 리볼리 건물은 상반된 매력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듯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백화점이 곧 예술품이 되는 이른바 모던&헤리티지 전략이다.

 

예상보다 아담한 퐁뇌프 건물 천장의 화려한 공작새 프레스코화는 백화점의 상징이 되어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사마리텐만의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개인화, 맞춤 컨셉의 ‘패션 아틀리에’를 모토로 디자이너의 작업실 공간을 옮겨와, 패션 학교 에스모드 학생들의 스케치와 함께 아틀리에의 태블릿을 통해 직접 스케치하며 잠깐이나마 패션 디자이너 체험을 해볼 수도 있었다. 컬렉션이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상담도 할 수 있다.

 

사마리텐만의 독특하고 재미난 큐레이션 상품이 돋보이는 편집숍 루루 부티끄(Loulou Boutique)의 판매원들은 사마리텐 패션 아틀리에 글씨가 인쇄된 하얀 가운을 입고 고객을 맞이한다.

 

컨시어지 / 패션아틀리에

 

고객 안내 데스크의 이름 또한 컨시어지(Concierge)로 명명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퐁뇌프 건물은 5성급 호텔 슈발 블랑 파리와 연결되어 있어 전세계 VIP 소비자를 유입할 수 있는 유기적인 매개체이기도 하다. 건물 전면이 유리로 된 현대적인 리볼리 건물은 파리의 유산으로 대변되는 맞은편 퐁뇌프 건물과 상반된 이미지로, 다른 백화점과는 대조된 모습을 보여준다.

 

방문객들을 위한 놀이터를 연상케하는 내부 공간 또한 MZ세대를 염두에 둔 상품과 체험을 엮은 다양한 테마의 편집숍에 중점을 두고 있다.

 

리볼리 건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애슬레저 스페이스인 신조 그린(Shinzo Green)이었다. 스포츠 패션의 역사와 혁신이 혼합된 스니커즈 편집숍으로 유명한 신조(Shinzo)는 사마리텐 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친환경 스니커즈와 스웻 셔츠 등을 구성했다. 퐁뇌프에서 리볼리 건물로 연결되는 통로부터 100m² 면적으로 구성된 신조 그린은 로컬, 재활용, 비건, 바이오, 업사이클링 등 지속가능성 이슈 상품만 전문적으로 진열되었다. 아디다스, 반스, 푸마, 베자, 팀버랜드 등 다양한 디자인의 리사이클, 비건, 바이오,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섹션별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이어진 공간에는 친환경 운동 매트와 요가 전문 브랜드인 유주(YUJ) 등 웰빙, 셀프 케어에 초점을 둔 애슬레저 브랜드들이 자리하고 있다.

 

정리해보면, 사마리텐 백화점의 퐁뇌프 건물에서는 파리의 헤리티지와 프리미엄 서비스를, 리볼리 건물에서는 최근의 핫한 이슈를 만날 수 있었다. 사마리텐에서만 체험할 수 있고, 구매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설계함으로써 문화적 경쟁력을 강화했다.

 

사마리텐의 모던 헤리티지 전략은 철저히 소비자의 시선에서 오프라인 공간의 정체성과 경쟁력은 소비자의 ‘경험’임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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