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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삼] “뛰면서 줍는다”, 쓰레기를 줄이는 구체적인 실천

발행 2021년 06월 22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출처=게티이미지

 

지난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었다. 1976년 해운항만청 창설일(3월 13일)을 기념하여 ‘해운의 날’로 지정해 오던 것을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하면서 ‘바다의 날’로 정한 후 스물여섯 번째 날이었다. 5월 마지막 날(31일)은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전남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한 시기(828년 5월)이기도 하다.


올해 눈에 띄는 행사는 경상남도와 해양수산부가 거제에서 맺은 ‘반려해변’ 협약이었다. ‘반려해변’은 189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개발한 ‘해변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특정 해변을 기업이나 민간단체 등이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돌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마음이니 돌아보고 청소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나라는 작년 9월 제주도에 있는 표선, 금능, 중문해변에서 각각 반려해변 시범사업을 시작했으며 민간주도로 ‘해양쓰레기 관리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려해변’의 중요한 핵심사업 중에 하나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 수거’에 있다. 해양쓰레기는 최근 3년간 연평균 11만 4천t이 수거될 정도로 심각하다. 이 중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83%가 플라스틱인데, 아무렇게나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은 물론 많은 해양 생물들의 생명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폐어구와 쓰레기들은 원래 살던 생물들이 살 수 없게 하고 있고 생명체를 죽음으로 내 몬다. 


지난 2019년 3월, 제주도에서 발견된 두 마리의 푸른 바다거북 사체에서는 각각 30~50여 개에 달하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뚜껑과 끊어진 밧줄 등의 해양쓰레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눈에 띄는 해시태그는 ‘플로깅’이다. ‘플로깅’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3만3000개가 넘는다. ‘줍깅’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5000개를 넘어 1만개를 향해 가고 있으며 그 외에도 플로깅챌린지, 줍깅챌린지, 플로깅백, 쓰줍, 에코산행, ploggingday, plogging_seoul, plogging_jeju 등의 태그를 단 게시물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같이 플로깅을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게시물도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p(pick up)’과 조깅(jogging)을 합친 단어로 한국에서는 줍기와 조깅을 합친 ‘줍깅’으로 해석된다. 줍깅은 조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등산을 하면서 산 청소를 병행하는 등산인 ‘클린 산행’, 해변을 청소하는 ‘클린 비치’,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수중 청소’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수중 청소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은 이를 위해 자비로 다이빙을 배우거나 해양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다.


플로깅을 위한 준비물은 목장갑과 다회용 봉지,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집게, 마실 것을 담긴 텀블러, 땀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이면 된다. 조깅 환경에 따라 풀숲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얇은 긴 팔이나 긴바지면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하다. 동네가 되었든 운동장이 되었든 청계천로가 되었든 조깅할 수 있는 곳부터 시작하면 된다. 플로깅이나 줍깅을 ‘쓰레기 줍기’로 표현하지 않는 것은 조깅이라는 익숙한 운동과 함께 쓰레기를 줍기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하는 동작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실제 플로깅은 쓰레기를 주울 때 다리와 허리를 구부리거나 다리를 넓게 벌리거나 곧게 폄으로써 스쾃동작이나 햄스트링과 같은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어 일반 조깅이나 등산보다 운동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플로깅의 인기는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개인이나 소모임이 주도하는 플로깅, 해변 청소, 수중 청소로는 한계가 있다. 플로깅을 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플로깅을 시작하면 ‘무엇을 예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된다’고 한다. 계속 쓰레기가 만들어지고 버려지기를 반복해서는 나아지기 어렵다. 생산을 줄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처음부터 쓰레기를 덜 ‘생산’하는 구조로 변화되어야 한다. 정부의 규제를 통해 기업의 생산 단계에 변화가 없다면 줍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플라스틱의 종류와 색깔, 포장지의 소재만 통일해도 쓰레기의 재활용과 새활용은 지금보다 훨씬 쉬워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백신을 접종한 인구가 1천만을 넘어가면서 주말이면 다시 휴양과 치유를 위해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속에서 트렌디하고 인스트그램어블한 플로깅의 유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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