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 유니콘에 등극한 ‘당근마켓’의 성공 요인

발행 2021년 11월 17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출처=당근마켓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지난 8월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했다. 2016년 시리즈A(13억 원)를 시작으로 2018과 19년에 각각 57억 원, 40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1800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함으로써 누적 투자금액은 2300억 원에 이른다. 처음 앱을 출시한 후 판교를 중심으로 1000건의 다운로드를 목표로 전 직원이 SNS로 소문을 내고 알리기 시작한 지 7년 만의 성과로 이제 기업가치는 3조 원에 달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이전에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에 등극했던 직방, 두나무, 컬리에 이어 16번째 유니콘의 반열에 올랐다. 후발주자일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중고판매모델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어 자리를 잡은 것도 대단한데 유니콘에까지 오른 이들의 성장 요인은 무엇일까.

 

이들의 성공 뒤에는 ‘잘 짜인 작은 비즈니스 모듈’이 있었다. 레고 블록처럼 작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에 충분한 모델은 마치 프로토(Proto) 타입처럼 '하이퍼 로컬(Hyper Local)' 전략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당근마켓은 2015년 7월 경기도 판교 지역에서 ‘판교장터’라는 중고거래 서비스로 출발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이들은 같은 해 용인·수지 등 인근 지역으로 권역을 넓혔고 2018년 1월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규격화된 플랫폼을 제공했고 원칙만 정했다. 모든 정보는 고객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넣었다. 단순한 중고거래에서 벗어나, ‘당신의 근처’인 반경 4km 이내(현재는 6km)인 좁은 지역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삶과 이벤트에 초점을 맞추며 작은 모듈을 모아 큰 외형으로 확대해 나갔다.

 

‘우리 동네’라는 것은 안도감과 동시에 부담감도 줬다. 택배 거래가 아닌 직거래를 추천하다 보니 기존 온라인 중고거래사이트에서 문제가 되었던 약속 안 지키기, 엉뚱한 물건 보내기, 잠수 타기, 설명과 다른 상품 거래하기 등의 문제가 확실히 개선되었다.

 

또 ‘매너 온도’라는 것을 두어 거래를 시작하기 전 프로필에서부터 상대에 대한 신뢰도를 짐작할 수 있도록 했고, 거래 후기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평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동네 인증 횟수를 표시해 실제 동네 이웃인지를 판별할 수 있게 한 것도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작용했다.

 

출처=당근마켓

 

물품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끼리 지역 정보와 소식을 나누는 것은 물론, 일상을 공유하는 ‘동네 생활’ 서비스도 제공했다. 위성 위치 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접목한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다. 이전에 벼룩시장 같은 지역 정보지가 하던 일이 실시간 앱으로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동네 생활에선 ‘동네 맛집’과 ‘해주세요’를 시작으로 ‘분실/실종센터’는 물론 ‘동네 소식’과 ‘요리’까지 16개의 주제별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게시판은 본인이 주제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강아지를 분실했을 때, 예전 같으면 전단지를 만들어 동네 전봇대에 붙이고 다녀야 했지만, 이제는 당근마켓 앱에 사진 몇 장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즉시 해결할 수 있다.

 

당근마켓은 처음부터 거래에 거리를 제한함으로써 ‘동네 사람끼리’라는 자연스러운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 아파트라는 주거형태, 간섭이 싫고 참견이 부담스러운 시대 속에서 이웃들과의 단절된 삶에 익숙한 디지털리언들에게 ‘우리 동네’라는 인식은 마치 새로운 발견처럼 만족도를 안겨줬다.

 

‘내 근처’는 범위 내 소상공인과 주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의 검색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지역의 주요 검색어와 함께 동네 장보기, 알바, 부동산 직거래, 농수산물, 최근에는 국민지원금 사용 가게까지 우리 동네 가게 정보를 한곳에서 모아 볼 수 있다.

 

당근마켓은 이웃과 이웃 사이, 소비자과 소상공인 사이에 자리 잡음으로써 올해 월간 방문자 수(MAU) 1500만 명을 넘겼고 누적 가입자 수는 2100만 명을 넘어섰다.

 

집중하고 파고들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당근마켓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면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