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선] 복수는 퇴사자의 것? 퇴사하면서 업무자료를 삭제했다면

발행 2022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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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선의 ‘Q&A 일과 사람’

 

출처=게티이미지

 

사례 1) 비서 K는 상사에게 꾸중을 들은 후 기분이 상해 자진 퇴사하였지만, 알고 보니 지난 몇 년간의 자료를 모두 삭제하였다.

 

사례 2) 연구원 P는 회사에서 개발업무를 수행했는데, 비교적 높은 직책을 맡아 거래처, 자재 구매 내역, 등 영업 비밀에 접근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P가 스타트업 기업으로 이직을 결심하면서 마지막에 담당했던 개발업무 파일을 공유 폴더에서 전부 삭제했다.

안녕하세요, 김문선 노무사입니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신공격을 받기도 하고, 쓴소리를 듣기도 하고 열심히 공들인 프로젝트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보상은 커녕, 인정도 받지 못해 허무함과 좌절감 때문에 이직을 결심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준 회사에 대한 복수심으로 비서 K나 연구원 P처럼 업무자료를 삭제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회사를 떠났으니 징계를 받을 일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퇴사하면서 업무자료를 삭제하는 것은 처벌이 불가피한 위법행위이니 지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회사의 업무 관련 자료는 아무리 직원 개인이 작성하였어도 회사가 지배 관리하는 기록이기 때문에 이를 훼손한 경우에는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에 해당합니다.

 

관련하여 결혼 정보 회사에서 근무하다 해고를 당하자 본인이 작성한 만남 확정표, 경영 성과 분석표를 삭제한 사안에서 재물손괴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업무 파일을 PC에서 검색하기 어렵게 숨겨두거나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경우도 재물손괴죄에 해당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자료를 삭제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데 대법원은 퇴사 직전 회사 공용 폴더에 백업을 하지 않은 자료를 인수인계 없이 삭제한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도 16384 판결)

 

형사적인 책임 이외에도 직원이 관리하고 있던 업무 관련 자료 및 기기를 온전한 상태로 회사에 반납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민법 제390조 및 제750조)이 발생하게 됩니다.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한 복구비용도 이에 포함될 것입니다.

 

다만, 삭제된 업무 자료의 재산적 가치에 따라 산정된 손해 금액에 대한 입증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회사 측에 있으므로, 이에 대해 입증하지 못한다면 손해 배상 청구가 기각될 수도 있으니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분쟁이 불거지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평소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직원이 업무인계를 거부하거나, 업무자료를 삭제하는 것은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처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퇴직을 앞둔 직원에게 업무인계 기간과 절차 등을 명시한 업무인계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의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김문선 공공노무법인 대표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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