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길] ‘착한 척’ 하지 않는 세대의 등장

발행 2021년 09월 03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이성길의 ‘MZ세대 마케팅’

 

기성세대는 사회가 원하는 보편적 가치에 맞춰 인생을 살아왔다. 공부를 해서 대학은 꼭 좋은 데를 가야 하고, 대학을 가면 대기업에 취직해야 하며, 취업을 하면 적당한 나이에는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아야 하며, 사회생활을 하면 승진을 해야 하는 것이 이들이 알고 있던 행복한 인생의 길이었다.

 

이들은 항상 자신의 가치보다 사회가 원하는, 부모가 원하는 가치에 맞춰 선택해 왔고, 그러다 보니 희생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세대였다. 그러나 MZ 세대는 기성세대처럼 본인의 희생을 용납하지 않는다. 윗세대가 희생하며 손해 봤던 것을 본인들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스스로를 ‘버림받은 세대’라고 지칭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공부만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돈을 버는 건 ‘유튜버’였다는 것이다. 유튜브 구독자가 5만 명만 넘어도 월 수익 몇 백 만원을 기대할 수 있는 요즘, 홍차를 좋아하는 친구는 홍차 유튜버로 데뷔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는 축구 분석 유튜버로 데뷔한다. 대학생들 중 ‘유튜버’에 도전해보지 않은 친구를 찾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MZ 세대에게 ‘유튜버’란 그동안 배웠던 상식을 깨부수는 꽤 충격적인 대상인 것처럼 보인다. 사회가 알려준 대로 살아왔는데 결과는 취업난과 부족한 수입이라면, 충분히 버림받았다고 느낄만하다. 그래서 MZ 세대는 이제 사회가 알려주는 공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더 이상 사회에 속지 않고 희생하지 않는, 착하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착한 척 하지 않는 세대’의 탄생이다.

 

사회의 상식에 근거하면, 그 결정은 대부분 ‘착한 결정’이어야 한다. 좋은 대학을 선택하는 결정, 결혼을 해야 하는 결정 등은 사회의 상식으로는 당연한 결정이며 ‘착한 결정’이다. 그러나 ‘나 다운’ 결정은 아니다. MZ 세대는 일도, 결혼도, 소비도 자기만의 가치관에 따라 주도적으로 결정한다. 다소 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굳이 한 회사에 목매지 않으며 내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활발하게 이직을 추진한다. 2~3년 단위로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람들을 잡호핑족이라고 하는데 MZ세대 대부분은 잡호핑족이다.

 

출처=게티이미지

 

부업도 열심이다. 스마트 스토어에서 물건을 팔고 유튜버가 되어 부수입을 얻는다. 가족, 동창, 직장 친목회 등 혈연과 지연 등으로 연결되었던 불편한 모임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내 취향에 맞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추진한다. 다양한 취향 모임, 살롱 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과거라면 사회적으로 불편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을 법한 행동을 MZ는 해 버린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마냥 착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사회문화적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기존의 가치 기준은 2~3년만 지나도 옛 기준이 되어버린다. 이미 개인화는 시대적 숙명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제 ‘착한 행동’이라는 것의 준거 자체가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보다는 가족, 회사 등 주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행동이 착한 행동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선택하는 행동이 이제 착한 행동으로 불리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사회적 인식에 반하지 않으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행동한다는 조건 하에서 말이다.

 

‘착한 척’ 하지 않는 세대의 등장, 그들의 착하지 않은 행동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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