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 생산적인 아웃(Outs)

발행 2021년 11월 15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 이야기’

 

출처=MLB.COM

 

가을이 훌쩍 멀리 가버린 요즘,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며 상위권 팀들의 한판 승부를 지켜보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미국은 우승팀이 정해졌고, 우리나라는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어서 유튜브 등 각종 영상에도 야구 영상이 많이 노출된다. 필자 역시 가끔 MLB나 국내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를 보곤 한다.

 

그러다 우연히 MLB 플레이오프에 대한 짤막한 해설 영상을 보게 됐는데, 큰 울림이 있는 멘트를 듣게 됐다. 소제목은 ‘지속적인 압박과 생산적인 아웃’이었는데, 해설자는 게임에서 승리한 팀의 공격 플레이 하나하나를 분석하면서 “지속적인 압박과 생산적인 아웃들로 결국 승리를 쟁취해 냈다”고 이야기했다. “Constant Pressure and Productive Outs!”

 

무엇이 생산적인 아웃일까. 쉽게 생각하면, 희생 번트처럼 주자를 한 베이스에 진루시키기 위한 아웃이 연상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웃 카운트는 생산적인 아웃이 당연하지만, 꼭 진루를 위한 아웃(희생 번트, 희생 플라이 등)이 아니더라도, 끈질기게 투수를 물고 늘어져 10여 개가 넘는 공을 던지게 한 뒤 삼진 또는 범타로 물러나는 타자 또한 생산적인 아웃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렇듯 ‘승리’라는 최종 목표를 획득하기 위해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상대팀을 압박하는 플레이는 안타나 홈런이 없더라도, 결국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게 한다. 관중들은 그러한 프로선수의 자세(attitude)에 열광하며 스포츠를 더 사랑하게 된다.

 

스타트업(초기기업) 투자도 야구와 매우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사라 하더라도, 승률이 50% 이상을 넘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정확한 시장 통계를 내기는 힘들겠지만, 경험상 약 20~30% 정도의 승률이 일반적이라고 여겨진다. 즉 10곳에 투자하면 그 중 2~3곳에서만 투자분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수익률을 낸다. 소위 말해 ‘홈런’ 종목들인 경우인데, 그 외엔 대부분 ‘아웃’이라고 봐야 맞다.

 

그러면, 무엇이 스타트업 투자에서 생산적인 아웃일까. 타석에 들어서는 모든 타자의 심정과 마찬가지로, 모든 투자에 임하는 투자자의 자세 역시 절박하게 성공을 원하기 마련이다. 영업 거래처나 관련 대기업을 연결시켜주기 위해, 아니면 후속 펀딩의 투자자 유치를 위해, 때로는 좋은 임직원을 소개하기 위해 투자자는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모든 타석에서(투자사들) 안타나 홈런을 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아웃’을 당하더라도, 무기력하게 스탠딩 삼구 삼진을 당할 것이냐, 최대한 오래 버티면서 상대방을 물고 늘어질 것이냐의 자세(attitude)가 ‘생산적인 아웃’ 여부를 결정짓게 한다.

 

사실 이것은 스타트업 투자뿐만 아니라, 모든 창업가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다. 창업가의 모든 결정이 모두 안타나 홈런일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창업가의 성공 승률은 투자에서의 승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그 실패(out)가 생산적이냐 아니냐에 있다. 생산적인 실패란 결국 이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는 실패를 의미하며, 이는 정확히 야구에서의 생산적인 아웃과 같다. 창업가는 실패한 결정에서 배우고 가다듬어 결국에는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어 내는, 진정한 프로선수와 유사한 속성을 가진다.

 

늘 아웃이 안타와 홈런보다 많은 것이 야구이고 사업이며 투자다. 그렇다고 낙담하지는 말자. 생산적인 아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여 마침내 승리하는 프로야구팀의 자세(attitude)가 있다면 성공적인 창업가와 투자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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