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온라인 가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발행 2022년 0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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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의 '진품가품의 세계'

 

sns 짝퉁 판매 게시물

 

패션 중견 기업 P사의 온라인 유통을 담당하는 K과장은 어느 날 네이버 스토어를 둘러보다 이상한 링크 하나를 발견했다. 분명히 자사의 광고 사진이고, 자사 모델을 찍은 샷이긴 한데, 가슴팍에 로고가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구매자의 리뷰 글 중 “제품 잘 받았습니다. 받은 제품에는 멋진 정품 로고까지 붙어있네요.”와 같은 내용이 있었다.

 

이와 같은 판매 형태는 비록 로고 없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되어있지만 구매자가 실제로 받는 것은 제대로 정품 로고가 붙어있는 제품일 것이라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묵시적인 합의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표권 침해 적발과 플랫폼 신고를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그렇게 단속을 많이 하는데 가품은 왜 없어지지 않는 걸까. 그 이유는 가품 시장의 규모에 있다. 전 세계 가품 시장 규모는 이미 천조 원을 훌쩍 넘어섰고,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가품 역시 수십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가 존재하는 한, 가품 시장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가품 시장도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미 중심축을 옮겨갔고, 온라인 특성을 활용하여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 플랫폼들은 정품 브랜드 사를 가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플랫폼 내 신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주말에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품업자들은 이 틈새를 이용해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새벽까지만 대량으로 가품을 판매하고, 월요일 업무시간 전에 판매링크를 자발적으로 내려버린다. 그리고 이와 같은 행태는 매주 반복된다.

 

브랜드 사에서 이를 인지하고 플랫폼에 신고해봤자, 이미 판매링크가 내려져 있기 때문에 거의 효과가 없다. 플랫폼은 업무를 중단하지만 구매자들은 주말과 새벽이라고 해서 구매를 중단하지 않는 특성을 이용한, 이른바 시간차 공격인 것이다.

 

이러한 지능적인 가품 판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서 손을 쓰지 못하는 시간대에 가품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빙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에는 가품업자들이 대형 플랫폼에서 단속이 더욱 어려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들은 사업체의 형태와 규모를 갖춘 판매업자라기보다, 개인 판매자에 가깝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카카오스토리, 밴드, 인스타그램에서 유명 상품을 검색해보면, 수백 개의 개인 셀러가 운영하는 방으로 연결되고, 이들은 대부분 가품을 취급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개인 간 거래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가품을 판매하는 사람이나 구매하는 사람이나 별다른 범법 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래되는 거래 총량은 상당한 규모로 추정되긴 하지만, 대부분 개인 셀러의 형태로 점조직화되어 있고, 가입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폐쇄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은 물론 탐지 자체도 극도로 어렵다.

 

온라인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나 당근마켓에서, 중고를 빙자한 가품이 팔리는 것도 큰 문제이다. 중고 플랫폼에서는 가격이 신품과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브랜드 측이 가격을 기준으로 비정상 제품을 제대로 체크하기 어렵다. 중고 시장에서는 약간 사용한 정품인 것처럼 가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제대로 가품 필터링을 하지 않는 중고품 거래시장의 특성을 이용, 대놓고 가품을 파는 경우도 존재한다. 특히 번개장터에서는 오랜 기간 가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몰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품 문제는 소수의 명품 브랜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해외직구 제품들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중소기업들도 가품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중소기업일수록 가품으로 인한 피해가 단순한 매출감소를 넘어, 어렵게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으므로, 더욱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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