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더 교묘하고 대범해지는 가품 판매

발행 2022년 06월 23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규의 ‘진품가품의 세계’

 

출처=Amazon Associates

 

가품 판매는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다. 브랜드 업체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만, 좀처럼 가품 판매를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다. 오히려 이들의 수법은 날로 스마트해지는 동시에 대범해지고 있다. 그 중 몇 개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아마존 어쏘시에이트 (Amazon Associate)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채택한 일종의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개인 웹사이트 운영자들이나 파워 블로거들에게 아마존 쇼핑몰에 올려진 제품을 홍보하도록 하고, 이들의 사이트나 블로그에 올려진 링크를 통해 아마존의 제품이 판매된 경우 해당 웹사이트 운영자나 블로거에게 일정한 커미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의 입장에선 별도의 홍보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제품을 홍보할 수 있으며, 웹사이트 운영자나 블로거들은 별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아마존 어쏘시에이트 프로그램이 가품의 판매 창구로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 아마존 어쏘시에이트인 한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계정에 묘한 컨텐츠를 올렸다. 아마존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정상 제품의 사진과 이와는 전혀 다른 명품 브랜드의 가품 사진을 나란히 올려놓고, 아마존에 올려진 상품을 주문하면 명품 브랜드의 가품을 보내준다는 내용이다. 즉, 아마존 제품을 홍보하는 척 하면서 실제는 가품의 판매를 유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아마존의 정상제품을 주문하는 경우와 다른 별도의 링크(hidden links)를 마련해 두었으며, 구매자가 이들 계정에 있는 히든 링크를 클릭하여 제품을 주문하면 아마존의 셀러는 아마존에 올려진 정상 제품 대신 가품을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이들이 이와 같이 복잡한 방식을 택한 것은 아마존의 가품 탐지 시스템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놓고 가품을 판매하는 것이 적발될 경우 아마존이 주문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일은 인플루언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마존 어쏘시에이트인 인플루언스 뿐 아니라 가품의 제조업자, 셀러 및 여타의 중간업자 등 다수의 협력이 필요한 일이다.

 

아마존은 작년 말 이들의 수법을 적발하고 인플루언서와 관련자 10여 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이들의 수법을 적발하기 위해 아마존은 이들의 방식을 쫓아 다수의 가품을 구입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아이템 위너 제도라는 것이 있다. 아이템 위너란 같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여럿인 경우 고객 경험이 가장 뛰어난 판매자의 상품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제도인데, 고객 입장에서 가격, 상품평 등을 비교하기 위해 수십 개의 동일상품을 일일이 클릭해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아이템 위너로 선정되면 고객 노출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른바 승자 독식의 원리가 적용되게 된다.

 

그러나, 고객들이 작성한 상품 후기는 물론 배송, A/S 등에 대한 리뷰 글까지도 아이템 위너 업체가 전부 가져가서 자사에 대한 리뷰 글인 것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지적된다.

 

더욱이, 아이템 위너로 선정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가격 경쟁력이기 때문에,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판매가 가능한 가품 업자가 아이템 위너로 등극하는 대범성을 보이기도 한다.

 

가품업자의 판매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의 스마트함과 대범함은 가품 시장의 규모와 수익성을 볼 때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온라인 마켓 플랫폼들의 제도적 장치들이 가품 업자들의 활동을 더욱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품 판매 근절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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