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유나 초이스포우먼 대표 / 사진=백현광 기자 |
브라 대체하는 니플 패드 ‘리무브’, 40억 매출 달성
대학생 신분으로 제품 개발, 어엿한 사업가 변신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출시 4년 만에 ‘올리브영’의 완판 아이템에 등극한 국내 1위 실리콘 니플 패드 ‘리무브’. 답답한 브레지어로부터 해방되고 싶지만, 노브라는 부담스러운 여성들의 니즈를 간파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초이스포우먼(대표 민유나)의 ‘리무브’는 매년 500%씩 신장, 올해 4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되며, 순이익률도 20%에 달한다. 올들어 지난 10개월 동안의 판매량만 약 43만 개다.
놀라운 사실은 96년생 민유나 대표가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재학 시절, 친구와 함께 만든 브랜드라는 것이다.
민 대표는 “2018년 연예인들의 노브라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자, 드물게 노브라를 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여전히 노브라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지점에 착안, ‘니플 커버’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를 사업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여성의 겨드랑이 털을 드러내는 광고로 호평을 받은 면도기 제조사 ‘빌리’, 한인 여성들이 창업해 아마존에서 판매율 1위까지 올라선 생리대 ‘라엘’ 등이 화제가 되던 시기였다. 민 대표는 ‘브라’도 일종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아 사명을 초이스포우먼으로 정했다.
하지만 시장 조사 결과 당시 시중의 니플 커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족이 매우 컸다. 그래서 원료부터 제품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
사진='리무브' 인스타그램 |
학생 신분으로, 무모하고도 용감한 1년의 개발 과정이 그렇게 시작됐고, 제작비는 정부 지원과 창업 프로그램으로부터 받은 상금으로 충당했다.
민 대표는 “실리콘의 원질을 연구하기 위해 실리콘 학회 세미나부터 제조 공장까지 휩쓸고 다녔고, 도포 접착제도 저자극성 인체 친화적인 소재를 찾아 헤맨 끝에 해외에서 찾아냈다. 국내 여성들의 가슴 3D 데이터를 수집해 최적화된 실리콘 커버 금형을 만들었는데, 공장에서 모두 거절해 결국 업소용 식당 오븐기를 빌려 3개월간 몇백 개의 샘플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두께는 얇고, 피부 친화적인 접착력의 ‘실리콘 니플 커버’가 개발됐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첫 대박이 나자, 올리브영이 입점을 제안했고, 1,300개 점에 동시 입점했다. 현재는 자사몰이 전체의 40%, 올리브영 등 이외 유통에서 60%의 매출이 나온다.
25~34세의 일상 착용 이외 수영복, 발레복, 요가복 전용 패드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상품 카테고리도 확장하고 있다.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속옷과 이지 브라, 이지웨어로 아이템을 다각화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 전공자인 민 대표의 마케팅 감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발 스토리, 제품 소식, 크루 인터뷰 등을 전하고 있다.
 |
사진='리무브' 인스타그램 |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서촌 카페 레스트에서 ‘프레셔’라는 주제로 여성 창작자와의 협업 전시 겸 팝업스토어를 운영, 700여 명이 방문했다.
젊은 사장의 가장 큰 고충이 될 법한 HR에서도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4년 동안 퇴사율 0%, 직장인 전문 커뮤니티에서도 부정적인 코멘트를 찾아보기 힘들다.
민 대표는 “자체 운영 자금은 충분하지만 해외 진출 및 대중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미국은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통해, 대만, 동남아시아 등은 대형 H&B 체인 왓슨스에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니어, 임산부용 제품 등 민 대표가 그리는 사업 분야는 끝이 없다. 그는 여성들의 생애 주기별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