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목표는 과거, 앞으로의 목표는 초격차 품질 창출”
인터뷰 – 정혁준 신성통상 소싱본부장

발행 2024년 01월 21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정혁준 신성통상 소싱본부장 / 사진=백현광 기자

 

20078명으로 출발한 소싱팀, 현재 125명의 본부 격상

전문성 갖춘 아이템별 생산조직, 코로나 이후 고성장 견인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올해 패션 업계 화두는 생산이다. 국내 제조 기반이 붕괴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생산 능력이 기업의 성과로 직결되고 있다.

 

의류 수출 사업과 내수 패션 사업을 병행하며, 생산 인프라를 갖춰온 신성통상의 소싱본부는 계열사 에이션패션까지 전 브랜드의 통합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신설된 소싱팀은 2012년 소싱부문, 2020년 소싱본부로 격상, 처음 8명으로 구성됐던 조직원은 현재 125명으로 늘었다. 늘어난 직원의 숫자만큼 소싱본부가 가진 권한과 책임도 커졌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는 염태순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현재 소싱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정혁준 상무를 만나, 지금의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의 과정과 성과,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성통상이 소싱본부를 만들고 선제적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신성통상은 제조업 기반의 회사다. 니트·가방 제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패션 회사의 소싱 프로세싱을 알게 되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사 브랜드의 통합 소싱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인지했다.

 

외부 협력사를 통해 다품종 소물량을 생산하기에는 품질과 원가를 모두 잡을 수 없다고 판단, 2009년 동남아 일대의 자사 공장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통합 생산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인프라를 갖추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떤 투자가 이루어졌나.

아이템별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뒀다. 니트, 셔츠, 팬츠, 아우터, 스웨터·데님, 액세서리 등 각각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전문성을 높였다.

 

임가공, 완사입 등 생산 형태에 따라 나뉘던 조직을 복종별 조직으로 전환했고, 현재는 사업부(탑텐, 남성패션, 에이션패션), 자재소싱팀, 소싱전략팀, 개발실, QA(Quality Assurance) 및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법인, 방글라데시, 상해 지사로 구성돼 있다.

 

직소싱을 강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미얀마 공장 6곳, 프린트·자수 공장, 베트남 공장 1곳을 순차적으로 세웠다. 봉제 업계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도 적지 않게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공장장은 60대로, 30대 생산 기획자들에게 기술지도 등 노하우를 전수하도록 하고 있다.

 

생산 시스템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되나.

다양한 복종의 오더가 존재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전략을 세우고 전문화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도 빠른 트렌드 변화와 생산 환경에 따른 변수가 늘 존재한다. 또 각 생산국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운영에 실패할 수 있어서 각 국가에 대한 인적, 물적 인프라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신성은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법인(수출 겸), 방글라데시 지사를 이용해 적합한 오더와 복종을 선별해 생산하기 때문에, 각 사업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계획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소싱본부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이고, 현재 시점에서 달성했다고 보나.

임가공, 통합자재구매, 저임금 국가 직소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원가와 안정적인 납기관리라는 최초 목표에는 근접했다. 소싱의 기본적인 역할인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제 과거의 목표가 되었다. 올해부터 ‘일상을 고급스럽게’라는 전사 슬로건을 바탕으로, 가격 대비 고급스러운 옷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외주 공장을 관리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지사에는 품질 관리 인력을 10명에서 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혁준 신성통상 소싱본부장 / 사진=백현광 기자

 

내수 브랜드 생산에 있어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의류는 QCD(Quality·Cost·Delivery) 관점에서 소싱을 진행하는데, 현재 신성통상 소싱본부는 퀄리티에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에는 기획생산, 대량생산 등 외형을 통해 코스트를 낮추는 것에 집중해 왔다. 이제는 각 브랜드가 신규 라인, R&D 등을 통해 신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품종, 소량생산에도 문제없는 퀄리티를 창출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팬데믹 기간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가 있었다. 신성과 같이 생산 시스템에 대해 선제적 투자를 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성과 차이가 커지고 있다.

물리적인 제약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다져온 생산 시스템이 기반이 됐다. 변동성을 헷지하기 위해 CO(Country of Origin:원산지)를 분산하여 생산해왔는데, 팬데믹 기간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베트남 호찌민이 2개월간 셧다운됐을 당시 현지 조직을 통해 하노이 및 타 CO로 오더를 이동해 생산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팬데믹 전후로 체감되는 공급망 환경의 변화가 있나.

꼭 코로나 때문은 아니지만, 의류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들의 생산 환경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재고 축소를 위해 제조 물량을 줄였고, 공급망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중남미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원부자재의 오더도 크게 축소했고, 특히 다수 미국 바이어는 향후 수년 내 중국 소싱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인력 노후화, 인건비 상승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탈 베트남이 가시화되는 것이 사실이나, 현시점에서 중요한 생산국임에는 변함이 없다. 당분간은 수출 오더 감소에 따른 블랭크 해소를 위한 공격적인 제안도 이어질 것이다. 신성은 지역별 임금 차이를 고려해, 낮은 임금 지역의 신규 공장 소싱도 진행 중이다. 자동화, 기계화를 통한 공정 최소화도 검토하고 있다. 미얀마,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의 생산을 병행하면서 중국, 캄보디아 등 동서남아 지역 인프라를 통한 반응생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소싱본부의 중장기 계획은 무엇인가.

장단기적으로 우선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 내수 공장에는 생산 관리 전문가를 상주시켜 품질을 관리하고, 생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매뉴얼을 구상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외주 공장을 본 공장과 같은 기준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내수 공장의 생산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운영 중인 베트남 혹몬 공장은 2025년 1월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다. 이를 대체한 롱안 공장 리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소싱본부 직원들을 생산지에 파견, 교육을 통해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양성할 계획이다.

 

소싱 본부장으로서 이상적인 소싱 체계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상적인 소싱 체계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소싱본부장 취임 후, 기존 복종별 소싱팀에서 사업부별 소싱팀으로 개편한 것도 이상적인 소싱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었다. 고품질의 상품을 적시에, 최적의 단가로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다지고,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각 해외조직과 협력업체 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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