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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팬데믹, 그 후...

발행 2021년 03월 02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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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1년, 이커머스 시장 5년을 앞서 내달려

오프라인은 제대로 된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어패럴뉴스 박선희 기자] 작년 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의 국경을 넘어 퍼져 나갈 때만 하더라도, 해를 넘겨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우리는 상반기 안에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근거가 거의 없는, 낙천적인 전망을 했더랬다. 이전의 ‘바이러스’들이 그러했듯, 코로나 역시 어렵지 않게 정복될 것이라 과신했다.

 

시간은 지연되고 있지만, 코로나는 정복될 것이다. 보통은 10년이 걸린다는 신약 개발에 앞다투어 뛰어든 인류는 1년 만에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했고, 올 연말쯤이면 코로나는 ‘일단’ 잡힐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가 아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삶의 변화다. 사실 팬데믹 이후의 변화는 그 이전부터 진행되어왔고, 삶과 산업이 나아가는 방향이었지만, 코로나가 그 속도를 엄청나게 앞당겨 놓았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이커머스의 발전은 미래 5년 간의 성장률을 1년 만에 달성했다. 중국은 올해 전체 리테일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28.9%를 이커머스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이커머스의 발달이 중국 다음으로 빠른 나라라는 뜻이다.

 

언제가 이런 세상이 올 것이라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빨리 와 버린 이 세상을, 우리는 준비하지 못한 채 맞고 있다. 세상이 이토록 급격히 변할 때 흥하는 자와 망하는 자는 다시금 갈린다. 이 말은, 이전에 없었던 커다란 기회와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늘 그렇듯, 그 기회는 준비된 자들의 것이다.

 

너무나 혼란스러운 나머지,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던 2020년은 기어이 지나간 시간이다. 이제 현실 인식 타임이다. 이왕이면 제대로 현실을 바라보자. 그래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 대형 유통, ‘미래를 보여줘’

신세계 대구점 이후 5년 만에 빅3가 연달아 백화점 신규점을 출점한다. 지난 달 26일 ‘더현대서울’ 여의도점이 개장했고, 롯데가 6월 화성 동탄역 복합환승센터에, 신세계는 하반기 대전 유성구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에 각각 백화점 점포를 오픈한다. 3개 점포 모두 초대형 규모인데, 핵심은 ‘사이즈’가 아니다. 전통의 백화점이 생존의 기로에 선 가운데, 기존의 방식과 경계를 파괴한 혁신적 MD와 참신한 콘테츠를 얼마나 구현했느냐가 관건이다. 대형 유통의 미래는 있는가, 가늠해볼 기회다.

 

 

▲ 도심은 몰링, 외곽은 프리미엄아울렛

이커머스의 점유율이 치솟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의 재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판매 기능이 90% 이상인 도심 점포는 점차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쇼핑은 기본, 외식과 놀거리, 볼거리 등 체험을 통한 시간 체류형 몰링 점포만이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다. 외곽 지역은 이미 지난해부터 프리미엄아울렛으로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도심과 외곽을 막론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단일 점포들은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가두점, 코로나만 끝나면?

팬데믹의 고통을 가장 크게 짊어져야 했던 이들은 누가 뭐래도 대리점주들이다. 백화점 판매사원은 투자 비용도 적고, 네이버 쇼핑 윈도우에 기댈 수라도 있었지만, 가두 상권의 대리점들은 돌파구가 없는 나날들을 견뎌야 했다. 타깃 연령대가 높아 온라인을 통한 보완이 불가능했고, 거리 두기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의 가두상권은 어떻게 될까. 중장년층 타깃의 브랜드는 더욱 지역밀착형으로, 젊은 타깃의 브랜드는 외곽의 중대형 점포와 도심 핵심 점포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 모든 유통의 ‘워너비’...골프, 스포츠

가장 덜 힘들었고, 혹은 수혜를 입은 골프, 스포츠는 올해 모든 유통의 ‘워너비’다. 백화점, 쇼핑몰, 아울렛, 가두점, 온라인을 막론하고 골프스포츠 카테고리의 확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큰 영향력을 가진 중대형사들의 신규 투자를 포함한 신규 브랜드가 대거 시장에 진입하고 유통은 이들을 핵심 카테고리로 키우면서 판은 한층 더 뜨겁에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 일상을 중시하는 레저 문화 확산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삶의 방식의 변화여서 골프스포츠 시장의 발전은 오랜 시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대형마트의 위기는 이제 시작

팬데믹을 지나며, 온라인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제품은 단연 ‘식품’이다. 새벽배송과 로켓배송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이제, 장보기가 얼마나 고된 노동이었는지 알게 됐다. 기성 유통 중 대형마트의 역신장이 가장 큰 이유다. 식품마저도 온라인으로 사는 마당에, 하물며 옷을 사러 대형마트에 갈까.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하는 패션 그룹은 2015년을 정점으로 2019년까지 2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지만, 지난해 30% 이상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테넌트숍’이라는 이름으로 키워온 대형마트의 패션 유통 기능은 향후 더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 이커머스, ‘될 일과 안 될 일’

쿠팡의 미국 시장 상장, 시장 가치 55조.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커머스 확대. 이베이의 소셜커머스 확장, 아마존의 11번가 투자. 바야흐로 온라인 유통 공룡들의 대격돌 시대다. 이에 비하면 무신사로 대변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분야는, 플랫폼 자체도, 그 곳에 입점해 이는 업체도 신생아들에 가깝다. 무신사를 제외한 나머지 플랫폼들은 이미 정체 징후를 보이고 있다. 자사몰을 키우려는 업체들도 크게 늘고 있지만, 이 판은 이미 답이 나왔다. 인지도와 충성도, 브랜드 풀을 갖춘 소수 업체들만이 해 볼 만한 싸움이다. 이를테면 삼성, LF, 코오롱 등 대기업 계열사와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정도가 될 것이다. 아니면 아예 외부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올해는 결정해야 한다. 이커머스는 피할 수 없는 파도인데, 동해로 갈지, 서해로 갈지, 남해로 갈지, 각 기업에 맞는 항로를 정해야 한다.

 

 

▲ 온라인, ‘룰의 법제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 인플루언서 광고 가이드라인 등 새로운 유통에 대한 제도적, 법적 기준과 규제가 속속 마련되고 있다.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부작용과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이 수립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상거래법은 2002년 제정된 것으로, TV홈쇼핑과 카달로그 판매 등 통신 사업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대형 유통업법에 온라인 분야가 제외되어 있어, 불공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온라인 유통의 규모가 커지고 플랫폼과 소비자, 입점사 등 이해관계 역시 복잡해짐에 따라, 공정한 경쟁을 위한 ‘룰의 법제화’가 올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를 파악하고 숙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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