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소비자 불신만 키우는 명품 플랫폼 업계의 과열 경쟁

발행 2021년 10월 1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출처=캐치패션,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TV 광고에서 각자가 1등이고, 진짜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명품 플랫폼 업계가 고소, 고발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얼마 전 ‘캐치패션’의 스마일벤처스는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이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육스, 네타포르테 등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 접근해 상품 정보를 무단 크롤링(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해 사용, 판매자 및 판매 경로 등의 판매 정보를 허위로 표시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달 서울 강남경찰서에 저작권법위반죄와 정보통신망 침해죄,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이들을 고발했다.

 

스마일벤처스는 두 번째 공격을 취했다. 법무대리인 세움을 통해 3사가 해외 명품 플랫폼과 정식 계약을 맺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거짓, 과장 광고를 해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한 것.

 

이에 3대 업체들은 줄줄이 입장문을 발표, 캐치패션을 맹비난하며 법정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 현지 공급처와 정식 계약을 맺었고, 온라인 플랫폼과도 정식 계약 관계를 맺고 있다. 상품 및 판매 정보 활용과 관련해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발란 최형록 대표는 고발장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고, 머스트잇 관계자는 9월 초 캐치패션 측의 고발장이 접수된 상황만 확인됐다고 전했다. 최근 스마일벤처스 이우창 대표만 강남경찰서에서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조사 시작도 전에 이번 사태가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너무 빨리 알려지게 됐다는 점이다. 양측 모두 아마추어적인 대응으로, 명품 플랫폼 업계가 상당한 데미지를 입게 됐다.

 

이런 상황임에도 4대 업체는 과도한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어 다른 측면의 반감도 우려된다. 최근 트렌비는 김희애와 김우빈, 캐치패션은 조인성, 발란은 김혜수, 머스트잇은 주지훈을 TV 광고 모델로 발탁, 별들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특성상 거래액 2,000억 원에 순이익은 수십억 미만으로, 규모 대비 광고비가 과하다. 수십억 원대의 모델을 앞세운 TV 광고는 패션 대형사도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투자 규모다. 또 일부는 도발적인 카피로 동업계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일례로 캐치패션은 “캐치패션이 아니라면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는 카피로 경쟁 플랫폼을 자극하고 있고, ‘트렌비’와 ‘머스트잇’은 각자가 명품 플랫폼 1위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래픽의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플랫폼 사업의 특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주목해야 한다. 정품 논쟁은 광고 효과를 상쇄시키고, 부정적인 인식만 키우고 있다.

 

물론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명품 플랫폼 업체들은 코로나 이후 2년 만에 급성장한 곳들이 대부분이다. 성장통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리셀, 4050 온라인 플랫폼, 동대문 패션앱 등도 수수료 인하, 광고 경쟁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시장이 자리도 잡기 전에 네거티브 전략 먼저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

 

정황상 현지 부티크, 해외 본사 등 해외 네트워크가 복잡해 이번 사안을 입증하고, 정식 계약 여부를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덮어놓고 비방하거나 발뺌하며 버티기’를 하는 상황은 고객의 피로감만 키울 것이다.

 

상대 플랫폼에 대한 견제, 과도한 홍보보다 콘텐츠 경쟁력, 서비스 차별화, 시스템 경쟁력으로 투자사든, 고객이든 그 마음을 사는 게 선행돼야 한다. 건강한 비즈니스 환경 구축만이 명품 플랫폼의 황금기를 연장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박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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