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길] 기록의 가치를 알았던 ‘모베러웍스’, 팬덤을 만들다

발행 2021년 10월 21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이성길의 ‘MZ세대 마케팅’

 

MZ세대가 제발 좀 제품을 출시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마케터는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유명 브랜드가 아닌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브랜드의 마케터라면 말이다. 바로 모베러웍스(MO BETTER WORKS,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가 담긴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의 이야기다. 모베러웍스가 운영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채널은 ‘아이비리그 스타일의 니트가 나오면 예쁠 것 같다’, ‘지갑은 준비되었으니 가방 좀 제발 만들어 달라’는 MZ세대 팬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하다. 모베러웍스가 이런 요청에 시달리게 된 출발점은 유튜브 채널 운영이었다.

 

출처=유튜브 Mo TV 채널 

 

모베러웍스는 제품을 만들기도 전에 유튜브 채널 모티비(MoTV)를 먼저 만들어 고객과 소통을 시도했다. 창업자이자 퇴사자가 퇴사 이후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것이 모티비의 첫 번째 콘텐츠다.

 

그렇게 무작정 브랜드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했다. 브랜드명을 정하는 과정, 애플 코리아 디자인 디렉터를 만나 조언을 듣는 과정, 제품을 만드는 과정, 사이트 제작 과정 등 모베러웍스 채널 구독자라면 하나의 브랜드가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 간접 체험 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보며 구독자는 점점 이들의 행동을 응원하게 되었다. 이들의 이즘, 철학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ASAP(As Slow As Possible, 가능하면 천천히 일하자), Small Work Big Money(적게 일하고 많이 벌자), TMI(Too Much Income, 너무 많은 수입) 등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이야기가 이들이 브랜드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다. 일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자신들만의 이즘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메시지들은 의류와 문구 등 모베러웍스 제품으로 다시 태어났고, 구독자들은 멋진 완성품을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2021년 10월 기준으로 모티비의 구독자는 5.2만 명에 이른다. 자본력 있는 브랜드가 아무리 노력해도 구독자 1만 명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꽤 멋진 결과다.

 

MZ세대가 모베러웍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들이 파는 것이 의류가 아닌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모베러웍스의 옷을 입으면, 최소한 일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진다. 생각 있어 보이기를 원하는, 생각 있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브랜드다.

 

심지어 모베러웍스는 일하는 방식을 주제로 《프리워커스》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1시간 만에 증쇄를 확정 지었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일’과 관련된 카테고리의 대표 브랜드가 되어가는 모양새다.

 

출처=모베러웍스

 

무엇보다 모베러웍스가 유튜브 콘텐츠 마케팅을 활용하여 팬덤을 형성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베러웍스의 콘텐츠 전략은 간단명료하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채널을 만들고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고,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았기 때문에 모베러웍스의 콘텐츠는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이 있다. 촬영 또한 전문 카메라맨이 찍은 게 아니라서 투박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오히려 더 공감을 불렀고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독자와의 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드는 작업을 할 때는 구독자에게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키워드가 뭔지’ 질문했고, 실제로 구독자가 남긴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힌트를 얻어 브랜드를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처럼 작은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건, 작은 브랜드의 팬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모베러웍스는 기록의 가치와 힘을 믿기에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는데, 기록이 축적되면 진정성이 쌓이고 결국 고객은 그 브랜드의 주장을 신뢰하게 된다. 모베러웍스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콘텐츠 하나하나는 고객에게 모베러웍스의 철학과 진정성을 전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MZ세대는 철학 있는 브랜드에 호감을 가진다는 점에서 모베러웍스는 MZ를 팬으로 만들기에 적절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작은 브랜드라도,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충분히 MZ세대를 팬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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