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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후 군복은 ‘패션’이 되었다

발행 2022년 01월 24일

박시형기자 , pshphoto@apparelnews.co.kr

 

트렌치 코트, 더플 코트, 무스탕 등

최근 잠수 모자, 베레모 인기 상승

 

[어패럴뉴스 박시형 기자] 우리가 흔히 입는 패션 제품 중 군인들의 의복, 즉 군복에서 영향을 받은 아이템은 의외로 많다. 트렌치 코트나 베레모 등은 흔히 알려져 있지만, 카디건, 무스탕 등이 군복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유는 기후 변화가 큰 외부에서 몸을 보호하고 활동성을 보장하는 용도로 고안된 군복의 실용성과 기능성 때문이다.

 

트렌치 코트는 영국군이 우비 용도로 만든 것이 그 시작이었고, 무스탕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높은 고도의 추운 온도를 견뎌야 하는 폭격기 승무원들을 위해 제작됐다. 봄버 재킷은 항공기 전투가 처음 도입된 1차 세계대전 당시 추위를 막기 위해 고안된 아이템이었다.

 

얼굴과 목까지 가려주는 방한 모자, 험지를 장시간 걸어도 발을 보호해주는 부츠형 전투화, 전투에 필요한 각종 용품을 넣을 수 있도록 고안된 카고 팬츠 등은 전쟁 이후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되며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 겨울 유독 눈에 띄는 아이템은 모자다. 잠수 모자 모양을 한 바라클라바, 베레모 등이 비니 등과 함께 유행하고 있다.

낯설지만, 언젠가 한 번쯤 본 듯한 느낌이라면, 과거에 봤던 전쟁 영화의 한 장면에서 마주쳤을지 모를 일이다.

 

미우미우 21FW 발라클라바를 착용한 스타일링

 

▶ 바라클라바

‘바라클라바(balaclava)’라 불리는 이 겨울 소품은 잠수 모자처럼 머리와 목, 귀 등을 덮는 디자인의 방한(추위를 막음) 모자다. 바라클라바를 착용하면 눈, 코, 입만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 목만 감싸도 체온이 3도가량 오르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것. 다소 독특한 이름은 1850년대 ‘바라클라바 전투’에서 유래됐다. 당시 발라클라바 전투에 참가한 영국군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착용한 모자가 바로 현재의 바라클라바이기 때문이다.

 

출처=버버리, 아디다스

 

▶ 트렌치 코트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에선 무거운 우비를 대신할 새로운 옷을 찾고 있었다. 처음에는 계급이 높은 군인들이 새로운 ‘우비’를 입었고, 견장이나 계급장을 붙일 수 있도록 어깨에 끈이 추가되고 수류탄 등의 장비를 달 수 있도록 허리 끈도 추가했다. 후엔 영국군이 참호전에 이 옷을 입게 되며 참호를 뜻하는 트렌치(trench)와 외투(coat)가 합쳐져 트렌치 코트라는 새로운 말이 탄생했다. 1차 세계대전을 시작으로 2차 세계대전에는 영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트렌치코트를 입기 시작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군인들이 트렌치코트를 입고 다니면서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벨스타프, 올리브데올리브

 

▶ 무스탕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 폭격기 승무원들은 장시간 높은 고도에서 활동하며 추위를 버텨내야 했고, 이들이 입은 방한복이 시초라는 가설이 가장 신뢰성 있다. 방한을 위해서 양털을 제거하지 않은 양가죽을 겉과 안을 거꾸로 뒤집어 털을 보온용으로 사용한 의류가 무스탕(무톤) 시어링 자켓이다. 이 때 바깥에 노출되는 가죽의 안쪽 면은 북실북실한 스웨이드 조직으로 놔두지 않고 코팅을 입혀서, 매끄러운 가죽의 겉면처럼 보이고 방수 방풍 기능과 내구성을 추가한다. 영어로는 길이에 따라 shearling coat 혹은 shearling jacket으로 불린다.

 

출처=알파인더스트리, CP컴퍼니

 

▶ 봄버 재킷(bomber jackets)

제1차 세계대전, 항공기가 전쟁에 처음 도입했다. 당시 항공기는 대부분 조종석이 개방된 형태로 고공 작전을 수행하는 조종사들에게 방한 대책이 필요했었다. 1917년 미군은 조종사를 위한 별도의 복장을 고안해 보급했다. 이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과 거의 형태가 유사한 바머 재킷(항공점퍼)이다.

 

가수 'NCT드림'이 세일러복을 입은 모습.

 

▶ 세일러복

19세기 들어 군의 체계가 완성되고 통일성, 단결 같은 요소가 중시되면서 대영제국 해군 장병도 육군과 유사한 제복을 착용했다. 하지만 장식이 많고 꽉 끼는 육군 제복은 갑판에서 활동하는 해군에 맞지 않았으며 위험했다. 이에 대영 제국 해군은 고유의 제복을 개발해 1857년부터 보급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세일러복의 원조이다.

 

출처=바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베레모

동물의 털을 이용한 둥그런 모자가 일정한 디자인을 유지하기 시작한 건 14세기 경부터였다. 주 사용층은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의 농민이었다. 주 명칭은 없었으나 사람들은 펠트 모자라고 불렀다. 납작한 펠트모자가 패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것은 1800년대 중반 스페인에서부터이다. 왕위 계승 문제를 놓고 여왕파와 반대파 간 내전이 벌어졌는데 반대파인 카를로스파가 자신들의 상징으로 붉고 챙이 넓은 펠트 모자를 착용했다.

 

출처=구찌

 

▶ 카디건

카디건 백작 가문의 제임스 브루드넬은 19세기 대영제국군의 장교로 중장의 계급까지 올랐다. 그는 가문의 부를 사용하여 화려한 복장과 최고급 장비로 부대를 이끌었다. 그러다가 1835년 크림 전쟁이 발발했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제 7대 카디건 백작이 된 제임스 브루드넬은 자신의 스토리를 가미해, 제 11기병여단 시절, 전선의 추위를 이기기 위해 이 옷을 고안해 입기 시작했는데 전투가 벌어지면 언제라도 군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앞선을 만들고 단추를 달게된것이이라는 신빙성 없는 스토리로 대중들을 꾀었다. 원래 카디건 백작의 보온복이라는 명칭으로 시작해 카디건 명칭으로 간소화됬다.

 

출처=칼하트, 그라마치

 

카고팬츠

카고 팬츠의 유래는 1938년 영국 육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가지 영국군 군복은 부대마다 디자인의 약간씩 달랐고 전투복과 근무복을 겸할 수 있는 용도였다. 이에 영국 전쟁부는 1930년대 초부터 단일한 디자인, 단일 목적의 전투복을 군에 보급하기로 하고 1938년부터 일명 1937년형 전투복을 내놓았다. 이때 두 개의 비대칭 주머니가 있는 것이 특징이었으며, 바지 우측 작은 주머니는 골반 근처에 있었는데 여기에는 응급 처치용 붕대 따위를 넣고 좌측 큰 주모니는 군용 지도 등 부피가 큰 물건을 넣도록 설계했다.

 

출처=마르지엘라, 빈폴

 

▶ 더플코트

더플은 벨기에 앤트워프 남쪽의 작은 도시다. 이곳에서 생산한 거칠고 두껍게 짠 울 재질의 천은 보운이 잘되고 질겨서 인기가 많았다. 사람들은 이를 더플천이라고 불렀는데 더플은 동계용 외투를 만드는데 많이 사용했다. 19세기 말, 영국 상인었던 존 패트리지는 더플 코트의 상품성을 알아보고 이를 고국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존 패트리지의 더플 코트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채 영국 해군에 전해졌다. 이에 1890년 영국 해군은 더플 코트를 동계 작업복 겸 외출복으로 하급 선원에게 보급했다.

 

출처=슬리피슬립

 

M1951 파일 캡 (트루퍼 햇)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직후, 미 육군은 동계 피복류를 전반에 걸쳐 정비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방한용 모자다. 6.25 전쟁 당시 미군을 상징하는 주요 아이콘.

 

출처=오니츠카타이커, 닥터마틴

 

▶ 전투화

전투화를 모티브로 만든 슈즈들.

 

스톤아일랜드, 지프

 

▶ 필드 재킷

필드 재킷은 원래 미군의 군복이다. 우리식 표현으론 ‘야전 상의’. 1965년부터 만들어 보급했기 때문에 M-65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 베트남전 당시 군인들은 이 옷을 입었다.

 

라퍼지스토어, 플루크

 

▶ 방상내피(깔깔이)

방상내피의 기원은 194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복 후 우리 군은 군 창설 과정에서 미군 군복을 지원 받았는데 지원품목 중 M1941 야전 재킷과 내피가 있었다. 군인들은 야전 재킷 안쪽에 내피를 입어 보온성을 강화했는데 이것이 방상내피의 시초다. 내피 안감은 울 원단이었고 울 원단의 특성상 피부에 닿았을 때 느낌이 까칠까칠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방상내피가 진화했다. 노란색 다이아몬드 무늬 방상내피는 신형 군복 도입 후 갈색 방상내피로 변모했고 최근에는 디지털 무늬(위장무늬의 경계가 모호한 화소 무늬) 제품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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