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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희] 이제 라이선스를 파는 나라가 되자

발행 2022년 01월 2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크로커다일 로고

 

브랜드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은 인간의 삶과 똑같다. 처음 태어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보호자가 챙겨줘야 하고, 조금 성장해서는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배워간다. 성인이 되면 비로소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한국은 수십 년 전부터 국가 경쟁력이 있는 나라의 브랜드를 들여와 로열티를 내고 전개해 왔다. 고가 직수입 브랜드 중 가방은 대표적인 캐쉬 앤 캐리 품목(cash and carry: 돈 내고 바로 사 가는 품목)이다. 가방 품목들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디자인과 가격만 마음에 들면 바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의류처럼 착용 후, 패턴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수입 명품 시장에서 가방은 캐시카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방 한 개를 구매할 때, 의류는 수십 번을 구매한다. 일반적 소비는 의류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형 수입상들은 브랜드의 이름값은 사용하되 현지에 맞는 디자인과 패턴을 적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택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폴의 남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이 있다. 국내 던필드라는 회사가 이 브랜드를 라이선스로 런칭(1993년)했고, 형지가 여성복(1996년)을 만들었다. 남성복 브랜드의 이름을 빌려 여성복을 만든다는 것은 당시 의아하게 여겨졌지만 대성공을 거두었고, 매해 회사가 성장하면서 로열티가 꽤나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도 안나수이, 엘르, 레노마 등 많은 브랜드들이 라이선스로 오리지널 품목 외에 상품을 확장하고 있다. 의류로 시작했는데 전혀 다른 상품을 런칭한다는 것은 분명히 모험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옷은 상징으로 있고 수익은 수많은 라이선스로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파워는 해당 국가의 경쟁력과 정비례한다. 만약 크로커다일이 싱가폴이 아닌 가난한 나라의 것이었다면, 타 국가에서 라이선스로 그 브랜드를 선택했을까.

 

그래서 요즘은 패션과 상관없는 이름이 패션이 되기도 한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로, 월 스트리트의 교복으로 불리는 파타고니아는 아르헨티나와 칠레에 걸쳐 있는 안데스 산맥을 포함한 지역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의류 브랜드로 이미지를 탈바꿈하기위해 많은 아이디어와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다. 스포츠 리그의 명칭이 의류 브랜드가 된 LPGA, MLB, NBA와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디스커버리, 코닥도 패션 브랜드로 성공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수출은 어떠한가. 역시 아주 미미하다.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탈바꿈시키는 일은 왕왕 있으나 한국 브랜드들이 해외로 진출해 라이선스(로열티)를 받는 것은 드문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공급 주체들이, 비슷한 가격이라면 소비자들이 해외 브랜드를 사용한다고 믿고 있으며, 해외 상품을 좋아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부인할 수는 없지만 지금 한국의 위상은 아시아에서 싱가폴, 대만, 홍콩보다 높고, 유럽의 이태리, 스페인보다 높다.

 

앞으로는 국내 업체들도 라이선스 에이전트들과 해외에서의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 보면 좋겠다. 더 능동적으로는 직접 해외 파트너사를 만나 라이선스 판매를 진행할 수도 있다.

 

브랜드란 그 국가의 힘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자산이다.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서 한국의 힘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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