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와 ‘아디다스’ 격차, 어쩌다 이렇게까지 벌어졌나

발행 2022년 10월 06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나이키, 2017년 발표한 유통-마케팅-DX 전략 진행 중

2016년 정점 찍은 아디다스, 새 전략 부재에 성장 멈춰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2010년대 초중반 국내 스포츠 시장의 톱은 ‘아디다스’였다.

 

2012년 ‘나이키’를 제치고 국내 스포츠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아디다스’는 2016년 출고가 기준 9,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홀세일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소비자가 기준으로는 1조 원 중반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지난 5년,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아디다스’는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걸었지만, ‘나이키’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나이키’는 최근 감사보고서를 통해 한국 시장 매출이 1조6,74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홀세일 등을 감안하면 소비자가로는 2조 원 초중반대에 이른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다.

 

불과 5년 사이 ‘아디다스’와 매출 규모가 2배나 벌어졌다. 어쩌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졌을까. 최근 몇 년간 이들의 행보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나이키’는 2017년 전 세계 12개 주요 도시 전략(12-key city strategy)을 발표했다. 성장을 이끌 세계 핵심 도시를 선정해 상품부터 스토어, 마케팅까지 차별화된 투자와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었다. 전용 상품부터 드롭이나 래플 등 전술이 이 계획에 포함됐다.

 

주요 도시에는 뉴욕, 런던, 상해, 파리, 로스앤젤레스, 베를린, 도쿄 등과 함께 서울이 포함됐다.

 

 

나이키 스타일 홍대 전경

 

서울 포함한 세계 12개 주요 도시 전략

나이키유통 마케팅의 주요 전환점 돼

 

한국 소비자들은 당연히 열광했다.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이키’의 제품을 얻기 위해 밤샘 줄서기는 물론 핸드폰과 마우스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이는 리셀 시장의 확대를 부추겼고, 결국 대량 구매로 이어지며 현재 리셀러 제재까지 나선 상황이다.

 

반면 ‘아디다스’의 ‘키 시티(KEY CITY)’ 전략에는 한국이 올해 들어서야 포함됐다.

 

독점 상품 공급 등 차별화된 전략을 실행하고 있지만, 슈퍼스타, 스탠스미스, 가젤, 울트라 부스트 등 밀리언셀러를 연이어 배출했던 과거에 비해 동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나이키’는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키 어카운트(핵심 벤더) 강화 전략에 나선다. 2025년까지 DTC(Direct-To-Consumer) 판매 비중을 60%로 끌어올리겠다는 글로벌 세일즈 전략 하에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의 DTC는 단독 매장을 운영하는 벤더도 포함된다. 대연, 윈윈스포츠, 은광 등이 대표적이다. ‘나이키’는 한국에서 DTC 강화를 위해 이들 키 어카운트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은 수백 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지속 확장 중이다.

 

그 결과 5년 전과 비교해 키 어카운트들의 매출 규모는 3~4배 가량 불어났다. 대연, 윈윈스포츠, 은광 등 빅3 벤더의 매출 규모만 작년 기준 5천억 원 이상이다.

 

이는 체계적인 재고 관리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키 어카운트 육성-D2C 강화 양동 전략

아디다스는 뒤늦게 채널 정리, 갈길 멀어

 

‘나이키’는 2010년 초중반부터 5%의 성장률을 의도적으로 유지해왔다. 이를 기준으로 물량 공급도 제한적으로 했고, 중간중간 벤더들의 원활한 재고 소진을 위해 수주를 최소화시키기도 했다. 또 정기적으로 악성 재고를 수거해 본사 팩토리 아울렛에서 직접 소화하는 등 재고 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반면, ‘아디다스’는 2010년 초중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당시, 과잉 공급이 지적됐다. 벤더 사이에서는 수주 압박에 대한 우려와 불만도 나왔다. 수요 이상의 공급으로 각 매장에는 재고가 쌓였고 신상품 회전은 원활치 못했다. 이는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결국 ‘아디다스’는 유통 채널 정리에 나섰다. ‘나이키’에서 이를 주도했던 곽근엽(피터 곽) 대표를 작년 말 영입하면서 어카운트 제체 수를 축소하고 키 어카운트를 육성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160여 개에 달하는 어카운트 수를 20여 개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연 매출 1천억 원 이상의 키 어카운트를 이미 여럿 육성해놓은 ‘나이키’와 비교하면 ‘아디다스’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여기에 ‘나이키’는 디지털 전환에도 일찌감치 투자를 시작했다.

 

인공지능으로 고객 행동을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는 ‘셀렉트’, 고객 취향 및 행동을 분석하는 ‘조디악’, 소비자가 집에서 발 사이즈를 측정해 맞춤형 신발을 주문할 수 있는 ‘인버텍스’ 등 다양한 테크 기업을 인수하며, 한 차원 진화된 비즈니스를 실행, 준비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현재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격차가 큰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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