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영]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발행 2023년 09월 2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슈프림' 도산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영화 제목 같지만, 기업과 브랜드의 흥망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표현 중의 하나다. 특히, 소비자의 변화에 너무 앞서가도 안 되고 너무 뒤처져서도 안 되며, 적정한 스텝을 맞춰 변화하고 변신해야 하는 기업과 브랜드로서는 잊지 말아야 할 중요 포인트라고 할 것이다.

 

전 세계 영화 프렌차이즈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마블 유니버스. 2008년 ‘아이언맨’부터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승승장구해왔다. 심지어 ‘어벤져스 엔드게임’ 엔딩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울었다는 후기들이 넘쳐났다. 각각의 시리즈가 연결되어 탄탄한 스토리(스토리 프라이휠)가 이어지는 내용은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었다.

 

하지만, 이후 개성 없는 히어로가 기계적으로 양산되고, 디즈니의 OTT 서비스와 연계되며 마블의 세계관은 그야말로 복잡하고 어지러워지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히어로에 지친 팬들이 자발적으로 떠나가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히어로와 세계관으로 성공했지만, 그것들이 팬들을 떠나가게 만들고 있는 상황은 아쉽게도 현재 진행형이다.

 

벽돌에 로고만 새겨 팔아도 완판이 된다는 슈프림(Supreme). 지난 8월, 전 세계 16번째 공식 매장이 한국에 오픈됐을 당시, 얼마간 오픈런이 있었지만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뉴스 기사의 표현을 빌자면 오픈런 붐은 있지만, 광풍까지는 아니다. 한국에서만 유난히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었다는 일부 매니아의 볼멘소리까지 듣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얼마 전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슈프림의 20억 달러 제국은 식어가고 있는가”의 기사에서 2020년 21억 달러(한화 2조5천억 원)에 VF 코퍼레이션이 인수한 이후의 슈프림 상황에 대해 분석해 놓았다.

 

한정판이 대량생산의 드롭으로 바뀌었으며, 공식 매장의 숫자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류 패션에 반발하며 소량 한정판을 고집하고, 정체성을 가진 콜라보레이션만 진행하던 예전의 슈프림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팬들이 실망해 떠나가게 만든 이유라는 평가다.

 

희소성과 외적 성장은 상반된 개념인데,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슈프림’이라면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편,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자라’는 2020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다 다시 새롭게 반전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창업주의 딸 마르타 오르테가가 회장에 오르며 반전의 주역이 되었다고 한다.

 

우선, 프리미엄 컬렉션인 ‘스튜디오 컬레션’을 매년 2회 선보이고, 한국에서 출발한 힙 브랜드 ‘아더 에러’와 콜라보레이션까지 진행하였다. 기존의 ‘자라’는 별도의 홍보나 콜라보레이션을 절대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런 전통을 깨며 변화를 시도했고, 패스트 쇼핑보다는 오래 머물 수 있는 매장을 조성한 성과라고 한다.

 

또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 옷과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친환경 소재와 탄소 중립 섬유를 개발하며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철 입는 옷에서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 2023년 1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 (분기 매출 76억 유로, 한화 11조 원)를 달성하고 수익성이 개선되며 주가까지 올랐다는 소식이다.

 

잘 되던 비즈니스가 어느 순간 시장에서 밀려나고, 주춤하던 브랜드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확실히 모든 비즈니스는 무한 변신이 필요한 듯싶다.

 

정두영 수원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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