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너 이미지

패션 업계에 다시 부는 편집 브랜드 열풍

발행 2021년 10월 01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신세계 대전점 '분더샵'

 

기존 업체들 돌파구 찾기, 유통가 콘텐츠 발굴 맞물려

최근 수입·명품 수요 증가하자 해외 상품 바잉 구성

브랜딩 의지, 전문성 갖춰야 과거 실패 되풀이 안 돼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패션 업계가 편집형 매장을 시도하는 사례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업체의 시도도 있지만, 유통사 제안으로 기획된 편집숍이 주를 이룬다.

 

주요 백화점들은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동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등 신규 및 리뉴얼 점포에 새로운 MD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편집숍의 개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상은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 묶어 놓은 복합 매장의 성격이 강하지만, 컨셉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함이다.

 

일례로 롯데 동탄점의 경우 1, 2층에 향수 편집숍이나 하이엔드 가구 편집숍을 구성했고, 남성 시계 편집숍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대전점은 분더샵, 캠프닉존, 골프샵, S.TLYE 골프 등 최근 이슈가 되는 테마의 편집형 조닝을 구성했다.

 

엄밀히 말해, 이들이 실제 편집 매장으로 브랜딩이 되려면, 롯데나 신세계가 자체 바잉을 통해, 시시각각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특정 카테고리의 브랜드 매장을 묶어 공간을 컨셉화한 차원으로, 과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

 

유통사들은 이에 머물지 않고, 기존 입점사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주문하면서 패션 업체들이 편집형 매장 개설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 동탄점 '퍼퓸아일랜드'

 

브랜드 런칭보다 편집숍 키우기 더 어려워

종합관·복합 매장 형태로는 장기 운영 한계

 

수입, 명품의 활황과 기존 2~4층을 차지해 온 로컬 여성, 남성복의 효율 저하가 맞물리면서 그 대안을 찾기 위한 요구인 측면도 크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의 사업 모델을 발굴하려는 업체 측의 의지도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선보인 편집숍은 원풍물산의 ‘디오퍼짓사이트’, 신원의 ‘포텐셜’, ‘더에스’, 아이디룩의 '기비X마리메꼬', 동광의 ‘엔와이스튜디오’, ‘르메르시앤’, 한세엠케이의 ‘패브리크’ 등이다.

 

종합관처럼 자사 브랜드 상품을 한데 구성하고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나 온라인 인기 브랜드를 일부 더한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해외 상품을 들여와 자사 브랜드를 함께 구성한 형태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럭셔리 시장의 호황을 감안한 전략이다.

 

문제는 비슷한 시도가 과거에도 있어 왔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업체들이 장기적인 브랜딩 계획을 갖지 않은 채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전문성 결여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어왔다.

 

더욱이 외부 상품을 복합 구성하는 경우, 수익 구조가 직접 제조 브랜드와는 크게 달라지지만, 유통 측이 일반 브랜드 매장과 똑같은 수수료를 매기고 있어 장기적으로 키워내기가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집숍도 브랜드 하나를 런칭하는 것과 똑같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든다. 본질적으로 편집숍이라는 리테일이 고비용의 백화점 유통과 맞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과거 시도됐던 편집숍들이 백화점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다, 폐기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자들, 온라인으로 해외 상품 자유자재 구매

브랜드 발굴, 상품 차별화는 그만큼 더 어려워져

 

최근에는 소비 환경도 크게 바뀌었다.

 

해외 브랜드나 명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국내 플랫폼들이 다수 생겨나 급성장 중이고, 해외 플랫폼을 통한 직구도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 편집을 시도하는 업체로서는 희소성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조달하는 일이 그만큼 더 어려워, 차별화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또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웬만한 해외 브랜드는 패션 대형사들이 대부분 운영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반면 비이커, 분더샵 등 10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한 케이스도 점차 늘고 있다. 대형사의 자금력과 해외산 브랜드 풀이 풍부하다는 이점도 크게 작용했지만, 숍 아이덴티티가 근간이 되는 편집숍 본질의 기능을 구현해 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이커’의 경우 작년과 올해 두 자릿수 신장하며 1천억대로 성장했다. 더불어 노하우가 쌓이면서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뱀포드 등을 인큐베이팅하고 독립시키는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여성복 업체 한 임원은 “편집숍 자체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고 그 안에서 인큐베이팅 스타가 나와야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대기업도 200개 브랜드로 출발해 지금은 50개 브랜드로 줄어들 만큼 편집 구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해 키우는데 5~10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