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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크리에이티브와 리더십(Creative & Leadership)

발행 2021년 10월 07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출처=게티이미지

 

스타트업들 또는 예비창업팀들을 만나다 보면 종종 직면하곤 하는 유형이 1인 기업이다. ‘창의성’이라는 속성이 필요한 스타트업이라면 이러한 유형이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고만고만한 여러 명의 팀보다 1명의 훌륭한 크리에이터가 압도적인 성과를 보이곤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1인 기업 형태는 소위 ‘창의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스타트업들에 있어 바람직하거나 불가피한 유형일까.

 

필자의 의견은 다르다. 오히려, 나는 어떠한 분야든 1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투자원칙을 가지고 있다.

 

사실 창의성이라는 영역은 지극히 예민한 영역이다. 계측하기도, 계량화하기도 힘들고, 모든 사람이 노력만으로 가질 수 없는 능력이기도 하다. 위대한 크리에이터는 누구에게나 부러움과 칭송의 대상이 된다. 또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예민하고, 나아가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행을 보이기도 한다.

 

뛰어난 창의성을 가진 창업자가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자연스럽게 1인 기업이 되거나, 팀이 구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의사소통 방식이 상명하복 식의 일방향인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창의성이라는 영역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창업자가 당연히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파트너(내지 동업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 수 있을 것이기에,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라면, 필자는 해당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주식회사(법인)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사업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왜 그럴까. 효율성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가장 뛰어난 크리에이터의 판단이 맞을 확률이 당연히 높을 것이기에, 1인 기업 내지 일방향 의사소통으로 구성된 창업팀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스타트업은 단 한번의 실수가 치명상이 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1인 스타트업의 치명적인 위험이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활발한 쌍방향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창업팀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은 실수하지 않을까. 치열한 의사소통 후 내린 결정이 언제나 맞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것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판단을 내리든지 간에 틀린 결정을 하게 된다면, 스타트업에게는 똑같이 치명적인 것 아닌가.

 

물론, 스타트업은 말 그대로 극초기 벤처기업이기에, 실수를 많이 할 수밖에 없고, 작은 의사결정의 실수 하나도 당연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회사에 끼치는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의사결정의 과정이 정말로 중요하다. 창업자와 창업팀 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숙고하여 내린 의사결정과 일방향으로 전달되기만 한 의사결정은 그 판단이 맞았을 때보다 그 판단이 틀렸을 때 그 차이점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전자의 경우에는 이미 회사 전체가 그 의사결정의 과정을 검토하고 논의하였기에, 틀렸을 때의 대응이 분명하고 빠르기 마련이다.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창업자 혼자의 의사결정이었기에 회사 전체가 그 의사결정과정을 알 수가 없고, 그러므로 더더욱 대응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즉 의사결정의 결론보다는 그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창업팀 전체에 공유되고 함께 논의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1인 기업의 단점을 설명하다 보면, 반대로 항상 팀의 합의대로 결정하는 리더십이 옳은 것이냐는 반론에 대해 언급하게 된다. 올바른 리더십에 대한 주제는 워낙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고, 큰 주제이기에 여기에서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수평적이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창업팀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Team’이라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사, 팀장, 과장, 대리’ 등의 직급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치열하게 서로 토의하고 숙고하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진 창업팀이, 호칭에 직급 없이 모든 직원을 ‘영어 이름’으로 부르지만, 일방의 톱다운 소통 방식을 가진 경우보다 훨씬 오래 생존해 나갈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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