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알라딘

누군가가 내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나이가 언제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30세라고 말할 것이다.

20대는 대학진학에 따른 학교생활이 전부였고 선택결정권이 있다 한들 잘못 선택해도 인생 방향까지 바뀔 일은 그리 없다.

그러나 30대 이후는 다르다. 선택에 따라 인생 방향이 바뀌고, 기존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기도 한다. 30세는 인생 운전대를 비로소 스스로 잡아야 하는 기준점이란 생각이 든다.

인생의 흥망은 간단하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쳇바퀴인데, 그 삶의 루틴에 있어 주변인들로부터 인정받는 이라면 분명히 흥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주변인들은 그의 기존 경험치를 인정해서 함께할 것이다.

결정, 행동, 책임! 인생 쳇바퀴 공식에 충실하지 못한 파트너와 함께한다면 같은 팀의 누군가는 그것을 고스란히 책임져야 한다. 어차피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팀원 누군가의 부족분을 메꿔서 문제가 없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선택과 행동 그리고 책임의 무게를 짊어져야만 한다. 그런 사람만이 입체적이며 시공간을 뛰어넘는 자유를 비로소 획득할 수 있다.

어쩌면 30세 이전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인생 쳇바퀴 공식-선택, 행동, 책임’인지도 모른다.

소소한 일에서부터 그 루틴을 지속적으로 연습해야 하는데 자기화시키지 않고 회피하거나 남 탓을 하는 것이 루틴이 되어버리면 주변인들은 그를 불신하게 되고, 늘 새로운 집단을 찾게 된다. 그렇게 버림받고 또 찾음을 반복하게 된다. 그것이 연속된다면 자신의 선택들이 옳지 않았음을 느끼겠지만, 이미 스스로의 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착화되어버린 후인 경우가 많다.

그것은 비단 일만이 아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충족을 위해 타인의 불편함을 연속적으로 유발시키는 선택과 행동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기존 집단이 아닌, 끊임없이 새로운 집단을 찾아 자신의 만족을 채우고 버려지고 또 채움을 반복한다. 이유를 알고 있지만 스스로 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신의 행복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타인의 행복은 간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을 버는 일과 인간관계가 비슷하다 느낄 때가 있는데, 이유는 돈 역시 감성과 이성을 모두 가진 인격체 같기 때문이다.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 내리며 자기가 있기 편한 곳에 얼마 동안 있을지 판단하는 인간을 닮은 또 다른 성의 인격체 말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업이라는 선택에는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 큰 책임이 따른다. 그 시작은 한 개인의 선택일 수 있지만, 직원과 그 가족, 협력사와 그 가족, 넓게는 고객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인생의 쳇바퀴 공식을 자기화하지 못한 사람은 사업에 발을 들여선 안 된다. 의욕만으로는 책임질 수 없고, 올바른 선택과 행동이 가능하게 하는 능력과 지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을 연마해야 한다.

일정한 공간, 일정한 시간에서 우리는 삶이라는 굴레의 포장지로 자신을 감싸고 살아간다. 30년 동안 어떤 포장지로 살았는가. 어떤 선택과 그에 따른 행동을, 그리고 책임을 다했는가. 어느 날인가 삶은 나에게 물어올 것이다.

어패럴뉴스가 올해로 30세가 되었다고 하니, 드러내지도 물러서지도 않으며 한결같음으로 업계의 소식을 전해 온 30년의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30세라는 나이! 드디어 패션지의 어른이 되었으니,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