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게티이미지 |
얼마 전 한 워킹맘의 자살 관련 뉴스가 이슈가 됐다.
개발자인 그가 지난해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이후 직장 내 차별과 어려움을 겪고, 가족들과의 카톡에서 ‘워킹맘은 죄인인가’ 등 어려움을 자주 토로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한편 공감을 했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육아 등 가정 관련 일은 여성에 집중돼 있다. 맞벌이 아이가 아픈 경우 엄마가 조퇴를 하는 게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다.
책임이 엄마, 워킹맘에게 지워지며 일하며 육아하는 여자라면 회사 때문에 아이를 제대로 못 챙길 때, 아이 때문에 회사에 영향을 줄 때 양쪽 모두 미안해할 때가 많다. 출산 후 복귀 6개월~1년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아침에 출근할 때 보면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는 직원은 말끔하게 출근하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은 머리도 못 말리고 헐레벌떡 오는 게 태반”이라는 말처럼 ‘부모님 찬스’(이 또한 엄마)가 가능하면 야근이나 회식에도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일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워킹맘은 극한직업이다. 뉴스처럼 부당한 차별을 겪지 않더라도.
고용한 돌봄 이모님이 자주 갑자기 그만두며 고생했던 취재처 과장은 육아휴직을 다 소진하고 학교 입학 후 적응이 힘든 아이 때문에 간간이 재택을 병행하다 결국 지난달 퇴사했다. 또 다른 업체의 대리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정리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둘째 아이를 가진 한 과장도 첫째 이후 복직한 지 1년 반 남짓이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중이라 또 임신 출산 공백이 생기는 게 눈치 보인다는 얘기를 했다.
패션업계는 여성을 중심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고, 여성 직군이 많은 업종인데도 기자에게 구인 추천을 부탁하면서 여자라면 자녀계획이 더이상 없는 사람이면 더 좋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여전히 많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수년째 대리, 과장급을 찾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여성의 경우는 이미 존재하는 대리, 과장급조차 이러한 문제로 유지되지 못하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 정책보다 기업이 나서서 육아하며 일하기 좋은 복지와 사내 문화를 갖추는 것이 많은 인재들을 지키고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몇 년간 노력해온 기업들은 그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인동에프엔의 경우 임신 기간 단축 근무, 임신근로자 및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남녀 직원 대상 육아휴직, 유연 근무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지난 4월부터 지원 폭을 키워 출산축의금 1천만 원, 매월 110만 원의 육아수당(0세~초등학교 1학년)을 지급,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이직이나 퇴사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침구 브랜드 ‘헬렌스타인’을 전개하는 리디아알앤씨의 경우도 경력단절 여성들을 우선으로 채용하고 유연 근무, 출산 시 출산휴가 3개월에 1년의 기간을 더한 육아휴직을 남녀 모두에게 보장하는 등 기혼자들이 육아를 병행하며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전체 직원의 80%가 여성이고 장기근속자가 주를 이룬다.
가정과 일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출산 및 육아휴직 후 맘 편히 복귀할 수 있는 이런 사례가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출산율도 높아진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
조은혜 기자 |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