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SNS 파도에 올라탄 브랜딩은 계속 유효할까

발행 2023년 06월 22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사진=게티이미지

 

요즘 기자 이메일함에는 ‘MZ세대’를 제목으로 한 보도자료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쌓인다. 내용은 시장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홍보로 천편일률적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언어로, ‘요즘 젊은이’를 의미한다.

 

신조어 하나로 한 세대를 정의 내리는 일은 당연히 무리가 있지만,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대체로의 성향을 데이터로 모든 브랜드가 SNS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가 인플루언서, 패션 유튜버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 등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플루언서와 유튜버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제는 디지털 마케팅에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된다. 너무 많은 거품이 끼어있다.

 

그럼에도 막강한 SNS 영향력을 가진 이들의 손을 놓아버리기에는 당장 대안이 없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구조가 종종 불상사를 불러오기도 한다. 최근 123만 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한 패션 유튜버와 무신사 상위권 A 브랜드가 협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소개한 A 브랜드의 제품을 열렬한 구독자들이 구매했는데, 품질 이슈로 컴플레인이 난무했다. 결국 유튜버가 올린 사과문으로 이번 사태는 일단락됐다. 영상에 노출된 제품(샘플)과 판매 제품의 품질이 달랐다는 후문이 들린다.

 

본질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패션 브랜드의 본질은 무엇인가.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만든 상품이다.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와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심어줬어도, 이와 상품이 일치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SNS로 반짝스타가 될 수야 있겠지만, 허약한 체질이 바로 들통날 것이 뻔하다. 상품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것이 먼저다. 상품력을 기반으로 한 브랜딩이야말로 절대다수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이 근간을 다지고 나야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바스(bath) 브랜드, ‘러쉬(Lush)’는 몇 년 전 탈 SNS를 선언했다. 2019년 120만 명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팔로워를 정리하고, 채널을 종료하는 대신 SNS에서 자생하는 방법을 택했다. 소비자에게 태그 #LushCommunity를 제안, ‘러쉬’에 관해 포스팅할 때 이 태그를 사용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정보가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이 과감한 결단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브랜드의 명확한 철학으로 만들어진 제품에서 나오고, 그것의 중요성과 자신들 브랜드의 방향을 정확히 인식하는 구성원들에서 나온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사람들에게 이로운 화장품을 만들고자 한 ‘러쉬’ 창업자 마크 콘스탄틴의 신념이 브랜드의 철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SNS 채널은 하나의 마케팅 도구일 뿐, 얽매일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얽매이는 순간 파도에 휩쓸려 침몰하거나, 어쩌다 한번 흥행에 취해 본질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게 될 수도 있다. 탈선이다.

 

시장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10년 뒤, 시장의 주역으로 성장하느냐, 반짝스타로 사라지느냐는 결국 업체들이 오늘,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결과일 것이다.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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