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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잇따른 패션유통사업 축소, 생산의 ‘空洞化’가 걱정된다

발행 2018년 12월 24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지금의 흐름은 완제품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산의 공동화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모든 게 해외에서 작동돼 ‘남아도 남는 것’이 아니고

제품 경쟁력이나 개발은 허망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어패럴뉴스 박선희 기자] 얼마 전 한 재벌그룹의 사장단 회의가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 그룹 최고 경영자는 “국내 경제의 어려움”을 말하고 “이익이 나지 않는 업종이나, 성장에 확실한 모티브가 없는 분야는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 후 산하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업종을 대상으로 사업 축소 또는 폐기시키는 방향의 조정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 안에 패션·유통 분야가 첫 번째로 거론됐다고 한다. 이 계획은 즉각 시행 단계로 들어가 업종 간 통합이 이루어졌고 협력업체에대한 생산 오더가 모조리 취소됐다는 것이다.


느닷없는 중단 통보를 받은 협력업체의 상황은 보지 않아도 알만한 일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두운 소식은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이서현 사장이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인사가 발표됐다. 급기야 그 배경을 놓고 삼성의 모태 기업인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에 대한 감축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사업의 매각설까지 운운되고 있다.


삼성이 어떤 회사인가. 패션부문만 놓고 봐도 국내 제1의 톱 기업이 아닌가.


오랜 세월 정상을 달려왔던 삼성의 이런 움직임은 경기 하강이나 소비 부진이란 데이터성 지표보다 국내 패션계에 미치는 반응은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협력 공장들일 것이다. 주력 거래선으로부터 들어오는 물동량이 준다는 것은 이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미 여러 곳에서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얼마 전 중국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 대표를 만났다.


그는 최근 중국 공장을 정리하고 캄보디아로 옮겼다고 했다. 중국 내 인건비도 감당이 안 되지만 오더량이 줄면서 버틸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시 말해 다소 원가라도 줄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중국 공장이 이미 미얀마나 베트남 등지로 모두 옮겨 갔으며 그나마 품질 수준과 물류비를 맞추려 버텼으나 이젠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대형 패션기업들의 어려움이 협력생산 공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전부터 국내 의류업계는 ‘생산의 공동화’ 사태를 우려해왔다. 그래도 10여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공동화는 면방이나 모방, 직물 등 규모가 큰 업스트림 분야에 국한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의 흐름은 완제품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산의 공동화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모든 게 해외에서 작동돼 ‘남아도 남는 것’이 아니고 제품 경쟁력이나 개발은 허망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요즘 젊은 스타트업 경영자들이 온라인 유통을 통해 수천억의 매출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는다. 허나 온라인 유통은 그냥 ‘유통’일 뿐이다.


제대로 된 품질의 생산 현장이 보존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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