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너 이미지

데스크 칼럼 - 전염병과 환경 오염... 현대판 멜서스의 ‘인구론’

발행 2020년 04월 13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박선희 편집국장
박선희 편집국장

 

[어패럴뉴스 박선희 기자] 코로나 사태가 산업의 모든 이슈를 장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소 생뚱맞게도 멜서스의 ‘인구론’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처음에는 노령화 1, 2위국인 일본과 이탈리아가 노령 인구를 줄이기 위해 일부러 코로나 진단과 치료를 늦춘다는 음모론(?)을 접했을 때였고, 연일 폭락하는 주식 시장을 들여다보며, 이 대재앙을 계기로 돈의 흐름이 바뀌고, 누군가는 잇속을 챙길 것이라는 생각에 ‘인구론’을 다시 들춰봤다.


자본주의가 잉태하던 18세기 영국의 보수적이고 괴팍한 경제학자였던 토마스 로버트 멜서스(이하 멜서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기근, 전쟁, 전염병으로 인구 증가가 억제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멜서스가 인구문제를 제시한 이유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해결이 불가능하므로, 발생하는 모든 빈곤과 질병, 범죄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한다고 설득하기 위함이었다. 즉 하층민들의 희생을 정당화한 것이다.


그는 한 술 더 떠 사망률을 낮추려는 헛된 노력을 멈추고, 그것을 촉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 옛날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페스트가 다시 찾아들도록 해야 한다거나, 질병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의학자들을 비판했고, 자선활동은 사회적 악덕이라 여겼다.


결과적으로는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이미 그 시점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출산율이 감소 중이었고,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가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멜서스의 우려와는 다르게 산업기술의 발달로 식량은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그런데 멜서스의 주장이 모두 틀린 것만은 아니다. 인류의 노력과 기술의 발달로 기아, 질병, 범죄는 어느 정도 통제되고, 인구도 감소 추세지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오늘 날 전 세계 인구가 소비하는 에너지와 배출하는 폐기물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가 예측했던 질병의 연장선에 있는 전염병이 추가로 나타났다. 현대 ‘인구론’의 수정판이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전염병도 폐기물 문제와 같이 ‘인재’인 측면이 크다. 2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핵 전쟁이나 기후 변화보다 전염병이 인류를 훨씬 크게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전염병으로 인류 3천만 명이 죽을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망은 모두 조류 독감의 일종인 최근의 전염병이 인간들의 지나친 개발주의와 환경 파괴에 그 원인이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코로나의 경우 역시 바이러스의 숙주인 박쥐가 사는 야생을 파괴한 결과라는 것인데, 여기에 문명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면서 바이러스의 이동이 쉬워졌다는 분석이 따라 붙는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인류가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사람이 사는 땅의 3분의 1을 지구 온난화로 잃게 된다는 전망이 속속 보고된 바있다. 이제 ‘지속가능성’은 전 산업의 키워드가 되었다.


멜서스가 살았던 시대에는 ‘식량에 비해 더 빨리 증가하는 인구’가 문제였다면, 현대는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소비량과 쓰레기, 환경 파괴’가 문제다. 그래서 아마도 코로나 이후 세계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에 더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18세기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진보해 온 것처럼, 2020년 팬데믹을 통한 각성을 발판삼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


새해 계획했던 거의 모든 일들이 멈춘 지금, 엎어진 김에 쉬어갈 일이 아니다. 앞으로 전개될 세상, 그 속에서의 각자의 길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