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너 이미지

[정승기] 브랜드는 허상이 아니다

발행 2022년 03월 1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월요마당

 

출처=버버리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브랜드가 있으며 누구나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는 몇 개월 안에도 만들 수 있지만 브랜딩은 수년에서 수십 년의 세심한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브랜딩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버버리의 경우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흔히 올드(Old)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버버리는 1998년 버버리 프로썸 프리미엄 라인을 만들고, 2001년 크리스토퍼 베일리 CD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그를 통한 이미지 쇄신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중이며 크리스토퍼는 이제 CEO로써 계속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버버리는 전년에도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만 75%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명품들의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C사의 사례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에도 네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올해만도 벌써 두 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핸드백 하나에 천만 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과 중국인 관광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주요 매장마다 여전히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 서기를 마다하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사의 가격 인상은 원부자재와 환율 인상에 따른 자연 상승률 분을 반영했다기보다 H 브랜드 또는 R사와 같이 하이엔드급, 일명 ‘럭셔리 중의 럭셔리’라는 지위로 한 단계 더 상승하려는 본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C사의 판매 정책에 급제동이 걸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격이 수시로 오르다 보니, 프리미엄 기대심리가 생겨났고, 천만 원대 중반을 넘나드는 제품을 정가에 사기만 하면, 몇 개월 후 수백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어 일명 리셀러(Reseller)의 타깃이 된 것이다.

 

그 결과 기존 브랜드 마니아들은 리셀러 구매자로 오해받는 되는 상황에 불쾌감이 느끼게 됐고, 다른 한편의 신규 고객들은 터무니없이 높아진 진입 장벽에 구매를 철회하거나 고민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역사와 전통이 될 수도 있고, 비교 불가능한 제품력일 수도 있다. 물론 1억 대를 호가하는 H사의 B백은 주문 후 1년을 기다려야 해서 ‘시간’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고객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아무리 상품력이 우수해도 한번 고객의 외면을 받게 되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예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일본 자동차와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독일 명차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증가하는 판매에만 치중하고 무성의한 A/S로 고객들을 소홀히 대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고객들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브랜드는 ‘허상’이 아니다. 그 사실을 이해하고 가치 투자를 하는 것이 곧 ‘브랜딩’이다.

 

좋은 예로 국내 H사를 들 수 있다. H사는 브랜드 리얼리티 실체에 집중하기 위해서 G브랜드 고급화와 제품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실행해 지난해 미국 ‘Good Design Award’에서 톱3 모델에 선정됐고, 올해는 캐나다자동차기자협회(AJAC)가 선정하는 ‘2022년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견고히 하게 된 이 같은 사례가 패션 업계에서도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정승기 엠티콜렉션 전무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