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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소희의 트렌드 레터 (31)
2017년의 패션 人材象

발행 2017년 07월 1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 (31)

2017년의 패션 人材象




요즘 필요한 패션 인재는 이런 사람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패션은 겜블을 할 이유가 없어졌으니까요. 지금은 ‘데이터’가 우리가 무슨 결정을 해야 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정보가 부족할 때는 도박사적인 승부사 기질이 중요했지만, 정보가 충분한 시대에는 그보다는 데이터를 잘 분석하고 운영하는 능력이 필요해 진 것이죠.




안녕하세요? 김소희 입니다. 더운 여름날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시대가 정말 많이 변한 듯합니다. 제가 처음 패션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2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패션산업은 정말 강산이 바뀌었는데요. 이렇게나 비즈니스 환경이 달라졌다면, 어떤 사람이 패션 인재인가에 대한 기준도 그만큼 달라졌겠죠? 오늘은 여러분과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제가 즐겨보는 프로 중에 ‘쇼미더머니’라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래퍼라면 모두 이 프로에서 우승하길 한번쯤 꿈꿀 겁니다. 원로 래퍼이건, 신예 래퍼이건 상관없이요. 그래서인지 이 프로에는 가끔 10여 년 전 활동하던 1세대 래퍼들이 지원자로 참석하곤 하죠. 이들은 다른 지원자들에겐 한 때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고, 전설이기도 했던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슬픈 건, 이 1세대 래퍼들이 주르륵 탈락하거나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다는 거죠. 이들을 심사하는 건 새파랗고 트렌디한 래퍼들인데, 이들은 하나같이 1세대들의 랩을 ‘구리다’고 얘기합니다. 힙합의 세계에선 리스펙이란 없더군요. 딱 한 명, ‘매니악’이란 래퍼만이 트렌디하고 세련된 랩을 구사하며 신세대 래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죠.
1세대 래퍼들은 한 때 최고였던 사람들이죠. 한 때의 실력자였던 사람들이 오랜 시간 같은 시장에서 그런 평가를 듣는 걸 보게 되니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사실 ‘실력’이라는 것은 이 사람이 원래 실력이 있는 사람이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실력을 갖추었는가의 문제니까요.
한 때 패션에서는 과감한 사람들이 리더급 인재였습니다. 우유부단한 사람들은 답답한 축에 속했고, 적어도 리더십이라면 확확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어야 했죠. 과연 지금 시대에도 이런 사람들이 여전히 필요한 인재상일까요?
과거의 패션 비즈니스는 거의 겜블과 같았죠. 무엇이 유행할지, 무엇이 팔릴지를 미리 맞추고 준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여기선 도박사적 기질과, 대량 생산, 대량 판매를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홍보와 마케팅 또한 밀어붙일 줄 알아야 했구요.
그러나 요즘 필요한 패션 인재는 이런 사람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패션은 겜블을 할 이유가 없어졌으니까요. 지금은 ‘데이터’가 우리가 무슨 결정을 해야 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정보가 부족할 때는 도박사적인 승부사 기질이 중요했지만, 정보가 충분한 시대에는 그보다는 데이터를 잘 분석하고 운영하는 능력이 필요해 진 것이죠.
이런 시대에 도박사적 기질이 여전히 중요시 여겨지고 있는 기업문화라면, 이 기업은 지금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견이 생기고 있는 것이고, 이견을 극복하자니 강한 리더십이 필요했던 건데요. 지금 잘나가는 패션기업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실 이런 싸움은 사라진지 오래죠. 데이터가 주는 결정은 의외로 명료해서, 이를 빨리 적용하고 개선하는 게 주 업무가 된 시대입니다.
지난달 말 저는 어패럴뉴스가 주최한 ‘코리아패션포럼’에서 여러분들과 무척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키코드로 꼽았던 두 가지 단어, 혹시 기억하시는 지요?
첫째는 ‘효율’이었고, 둘째는 ‘언프레임(Unframe)’이었습니다. 사실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쇼미더머니에서도 누군가는 변화하는 트렌드에도 끊임없이 적응하여, 1세대란 수식어가 아예 필요 없는 현직래퍼로 남아있는 걸 보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죠.
저는 누구나 이런 적응을 할 수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사실 그 믿음이 절반이자 가장 어려운 스텝일 뿐, 나머지 과정들은 우리의 경력으로 의외로 빨리 배울 수 있다고 믿거든요.
날씨가 무덥습니다. 휴가 계획 잘 세우시구요. 그와 함께 변화의 첫 스텝 또한 어떻게 밟아갈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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