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2년 12월 30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지이크 22FW |
물량 늘리기 대신 품질, 가격 상향
해외 컨템포러리 수준의 업그레이드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마니카 카마치아 공법, 로로피아나·파비오·카노니코 등의 해외 원단 사용, 핸드메이드 생산. 신원(대표 박정주)이 전개하는 남성복 ‘지이크’가 2014년부터 추구해온 슈트 고급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지이크’는 4~5년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25% 성장한 6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이크’의 연 평균 슈트 생산량은 10만여 착. 그 중 앞서 언급한 특징을 지닌 슈트는 2014년 3000착부터 시작했다. 올해 생산 수량은 6만 착, 생산 금액 기준 70% 비중으로 크게 늘었다. 가격은 70만 원 이상으로 판매율은 75%가 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팬데믹 이후 남성 캐릭터 캐주얼 조닝에서 가장 높은 객단가의 슈트를 주력으로 파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할인과 폴리·레이온이 섞인 저가 슈트 공세 속에 버텨온 결과다. 그 중심에는 2021년부터 ‘지이크’를 총괄하고 있는 정진영 사업부장이 있다. 코오롱FnC 출신의 정 부장은 2014년부터 ‘지이크’ 슈트 안정화에 주력해 왔다.
지이크 23SS 컨벤션 |
정 부장은 “상품기획 팀장 시절부터 슈트 개발에 집중, 행사를 최소화하고 할인율도 최대 20~30%를 유지 중”이라며 “슈트 판매 호조로 오는 봄 상품도 미리 출고됐다. 12월 말 기준 4000~5000착이 판매가 됐다”고 말했다. 주요 생산지는 필리핀. 오랜 시간의 해외 생산으로 공장의 품질력도 강력하게 끌어올렸다.
정 부장은 “저렴한 슈트의 이른바 전투복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20~40대 남자들이 멋있게 입을수 있는 슈트를 추구하고 있다. 해외 원부자재 사용량이 늘어나니, 밀라노 우니카(이탈리아 소재 박람회)에서 초청장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슈트 호조에도 내년 수량을 늘리지 않았다. 정 부장은 대신 평균 가격대를 10~20% 올려서 고급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는 “가격은 가을 시즌부터 8% 정도 올렸는데, 저항이 없었다. 차근차근 백화점 컨템포러리 가격대로 도약할 계획이다. 신세계 강남점 슈트 판매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분기점은 내년이 될 것이다. 결판은 캐주얼에서 난다. 정장 매출로 캐주얼의 부족을 채우는 차원에서 벗어나고자 캐주얼 방향성을 재정비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작년 디자인실에 ‘커스텀멜로우’, ‘헤지스’ 출신의 김형준 실장을 영입했다. 김 실장을 통해 올해 상품은 밀리터리를 기반으로 한 일본식 TD캐주얼로 변신했고 스테인 가르텐이라는 컨템포러리 가격대의 고급 라인이 구성된다. 스테인 가르텐은 서울 서촌에 플래그십 오픈도 검토 중이다.
정 부장은 “향후 포멀웨어와 캐주얼은 별도 매장을 구성하려 한다. 일본의 유명 편집숍 빔스는 빔스플러스 숍이 따로 있는 등 매장환경과 스타일에 따라 매출이 나오는 게 다르다”며 “지이크는 곧 슈트라는 이미지는 바꿔야 한다. 입으면 멋스러운 옷을 만드는 브랜드, 트렌드를 이끄는 고객들이 찾아오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이크 23SS 컨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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