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Z의 스마트폰’, 그 안에 새 세상이 있다

발행 2022년 09월 05일

박선희기자 , sunh@apparelnews.co.kr

 

창간 30주년이 되었다. 어패럴뉴스가 창간된 92년 이후 우리가 지켜봐 온 패션 업계에 어떤 일들이 지나갔을까 되짚어보았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현재와 미래를 해석하는 강력한 힘이다. 더불어 꾸준함의 미덕은 만사에 통하는 열쇠라고 나는 믿고 있다.

 

패션 산업도 그렇다. 누군가 큰 성공을 거두면 어패럴뉴스와 같은 미디어를 포함해 주변에서는 성공의 원인을 분석하려 달려든다. 그것이 일이기도 하지만, 성공을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지켜보는 이들은 덜 배가 아프고, 다른 누군가는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랬다. 성공의 서사는 후대에 의해 쓰여지는 것이라고. 많은 성공이 실은 8할의 운으로 만들어진다고. 네이버 창업자 역시 성공의 비결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시대가 우리를 키웠다”고 했다. 겸양의 말 같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성공의 서사를 쓰고 기록해야 하는 기자들은 덕분에 종종 미궁을 헤매야 한다.

 

그래서 벼락처럼 보이는 성공보다, 이후에 그것을 지키는 것이 실력이다.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 거기서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라고 했다. 다 아는 길이 있다 해도 결국 도전하는 이는 소수이고, 그 중 또 소수가 꾸준하다. 그들이 살아남아 강자가 된다.

 

어패럴뉴스가 30년 동안 패션 산업을 들여다보며 알게 된 사실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정말 생물같다. 시장은 살아 움직인다. 시장은 한순간도 멈춰 선 적이 없다.

 

수입, 명품 시장이 다시 뜨고, 퇴락한듯하던 라이선스 시장이 콘텐츠의 홍수 시대를 맞아 부활했다. 남성복이 퇴화하는 듯 하더니, 새로이 태어나 미래 성장 동력이라 추앙받고, 늙어 저물어가던 백화점이 되살아났다. 이 모든 일이 지난 2년 반, 인류 최대 재난의 시기에 일어났다. 어딘가에서의 죽음이 어딘가에서의 탄생이 되는 순환의 이치는 자연의 세계와 비즈니스의 세계가 똑 닮아있다.

 

출처=예스24

 

그래서 나는 호들갑스럽지 않게 30주년을 준비하며 독자들께 드리는 인사도 좋은 책 추천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브랜드 기획자이자 마케터인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의 신간 ‘Z의 스마트폰’이다.

 

지난 30년을 훑으며, 가장 중요한 사안 딱 하나를 짚어내자니, 그것은 단연 2007년 ‘스마트폰’의 출현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태어난 Z세대(1995년~2005년 사이)다.

 

19세기 증기기관의 발명, 20세기 초 컨베이어 시스템과 후반의 정보화 혁명만큼이나 스마트폰은 세상에 천지개벽을 일으켰다. 그 4차 산업 혁명도 Z가 없다면 ‘꽝’이다. 지금의 Z는 새로운 세계와 이전 세대를 잇는 가교의 세대다. Z가 없다면 새로이 잉태되는 산업들은 지구에 뿌리내리지 못할 것이라 장담해도 좋다.

 

그들은 디지털 생태계를 쥐락펴락한다. 블로그, 트위터, 밴드를 되살려냈고, 수입과 명품의 붐업, 플랫폼, 컨텐츠, 문화 산업의 중심에도 그들이 있다.

 

국내 2030은 현재 1,327만 명, 전체 인구의 26%다. 그중 Z만 쏙 빼면 910만 명, 17.6%다. 현재 1525인 그들이 2535, 3545가 된 세상을 상상해보라. 패션 시장의 제품과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지 생각하면 식은땀이 날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의 30년은 그들의 시대다.

 

독서를 마치고 나면, Z가 ‘버릇없는 요즘 애들’이 아니라, 동시대를 다르게 살고 있는 여러 세대의 연결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새 30년의 시작을 함께 하기에 좋은 독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시장이 멈춰 서지 않고, 살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그 안에서 스스로 창과 방패가 된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어패럴뉴스 역시 그들이 있어 존재한다. 이 사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30주년 인사를 대신 드린다.

 

박선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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