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애] 간송미술관과 디지털 기술의 만남

발행 2021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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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된 ‘2021 트렌드 페어’가 열렸다. 이번 페어에서도 현장 패션쇼의 경우 온라인으로 실시간 방송됐고, ‘비건타이거’, ‘까이에’ 등의 브랜드는 라이브 방송으로 소개됐다고 한다.  


이번 ‘트렌드 페어’ 소식을 들으면서 반가운 마음의 한편, 팬데믹 사태 이후 2년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디지털 기술의 혜택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생산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조금 다른 관점에서 디지털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이야기하려고 하다.


나는 오랜 기간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공유마당’이라는 저작권 프리 사이트를 위탁받아 구축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우리나라 최대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5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간송미술관이 생긴 지 8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점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경매에 나온 것이다. 이유는 막대한 문화재 보유에 따른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별도의 국가지원을 받지 않고 있던 간송미술관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아쉬움이 강하게 들었다.


사실 간송미술관은 많은 문화재 및 미술품의 소유권자이지 저작권자는 아니다. 보유하고 있는 소장품 대부분이 저작권이 만료된 상태이다. 미술품 소장자나 미술관이 소장품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전시회의 입장료, 다른 전시회의 대여료 등이 있다. 이러한 수익만으로 미술관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데 간송미술관은 봄, 가을 일반전시를 무료로 해오고 있다. 그 이유는 입장료를 받을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마도 그래서 더 이번 경매 소식이 저자의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훈민정음 해례본(출처: 간송미술관)
훈민정음 해례본(출처=간송미술관)

 

이런 간송미술관이 디지털 기술을 만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게 되었다.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디지털화하여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 토큰)를 적용한 100개의 ‘훈민정음 해례본’을 개당 1억에 판매 한다는 것이다. 벌써 80개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생소한 NFT는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자(또는 소유자)를 증명하는 것으로 현재 동영상, 이미지, 음원 등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적용 방법도 간단하고 무엇보다 디지털콘텐츠 거래 내역, 소유권 등이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콘텐츠의 특성상 복제가 쉽고 변형되어 유포되는 사례가 많아 저작권자도 구매자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NFT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어떤 것이 원본작품이고 어떤 것이 복제품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이미 NFT를 적용한 미술작품 중 비플의 ‘에브리데이즈:첫 5000일’은 3월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785억 원에 판매되었다.  


2019년 상하이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초대장이 약 3,800만 원에 거래된 적이 있었던 것처럼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서 패션업계에서도 향후 메타버스를 통한 패션쇼 또는 온라인 패션쇼 초대장 발행 등에 적용 가능하다. 또 게임 속 캐릭터 의상 판매, 유명작가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 이미지를 한정판매하는 등 디지털콘텐츠 분야에는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간송미술관은 향후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와 미술품의 디지털 이미지 카드 사업에도 NFT를 적용하여 수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전 재산으로 한국문화재를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신이 21세기 NFT 기술로 지켜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유미애 세원아토스 부사장
유미애 세원아토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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