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애] 의식있는 소비, ‘컨셔스 패션’의 부상

발행 2021년 11월 15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가죽을 개발한 ‘카르멘 히요사’

 

길고 긴 팬데믹를 지나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 하지만 가슴 깊은 곳의 잠재된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이러한 불안감과 함께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실 윤리적 소비에 관한 이슈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다.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과 함께 동물이나 자연을 해치지 않는 친환경, 재활용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패션계 역시 윤리적 소비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무엇이든 자신들의 생각으로 재해석하기 좋아하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의식 있는 패션이라는 ‘컨셔스 패션(CONSCIOUS+FASHION)’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소재, 제조공정, 유통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과정에서 만들어진 패션 제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트렌드이다. 이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착한 소비까지 관심을 확장중이다. 내가 구매하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과 상관없이, 기업이 공정하게 경영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사실 패션 산업은 오랫동안 환경운동가와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9일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패션업계는 기후와 생태계 위기를 크게 조장하고 있으며, 만약 패스트 패션 의류를 산다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낮은 품질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패스트 패션이 성장하면서, 전 세계인이 너무도 쉽게 옷을 사고 버려온 것이 사실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해 약 1천억 벌 이상의 의류가 생산되고 이중 70%가 버려진다고 한다. 또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0%가 패션산업에서 발생되고 의류를 생산하기 위해서 재배되는 작물중 하나인 목화는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20%를 차지한다. 면으로 만들어진 청바지 한 벌을 염색하기 위해서는 약 7천에서 11만 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컨셔스 패션’은 이러한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션을 의식적으로 소비하자는 운동이다. 버려진 의류나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을 구매하고, 중고 의류를 공유하고,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염색법의 의류를 구입하는 것, 동물 가죽이나 모피 등을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 학대 없는 원재료를 활용하는 것 등을 말한다.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가죽을 개발한 ‘카르멘 히요사’의 제품은 테슬라의 가죽시트에 활용되고 있고, 포도 찌꺼기로 만든 인조가죽이 이탈리아 ‘비제아(VEGEA)’에서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컨셔스 패션 업체로는 스위스의 프라이탁이 있다. 버려지는 화물차 덮개를 활용해 가방을 만들기 시작한 ‘프라이탁’은 화물차 덮개의 수집 및 세척, 제품 제작 과정 전부를 친환경으로 구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 분해되는 의류 개발에도 나섰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주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의 한지로 만든 ‘비건 가방’이 화제가 되었는데, 일명 ‘블레드 깃털백’은 닥종이로 만들어진 식물성 한지 가죽 가방으로, 국내 신생 업체인 페리토가 작년 11월 출시한 제품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수막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가방을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고 있고, 한세엠케이는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를 활용한 ‘리그린’ 브랜드를 출시했다. 아이러니 포르노, 비건 타이거 등이 대표주자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대를 지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착한 소비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함께 슬기롭게 살아갈 방법을 각자 고민해야 하는 때다.

 

유미애 세원아토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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