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식]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발행 2022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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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 Kpop 유튜브 채널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새벽 시간대에 방영하는 심야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2009년 첫 방송 이래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음악 방송이다.

 

타 방송사들이 이를 모방한 프로그램을 몇 번 런칭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보았다. 이 프로그램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낯선 인디밴드부터 아이돌 스타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스트가 꾸미는 라이브 무대라는 매력도 크지만, 무엇보다 MC 유희열의 진행 능력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유희열은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게스트가 최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가수 이승철이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이승철 씨가 생각하는 최고의 보컬이란 어떤 보컬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승철은 “저는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보다는 여러분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부르는 게 제 꿈이에요. 그게 대중가수가 지켜야 할 가장 큰 맥인 것 같아요. 이걸 잊어버리면 대중과 절대로 가까워질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유희열은 “아마 이승철 씨가 삼십 년간 지켜온 인기 비결일 거예요.”라며 게스트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MC 유희열과 가수 이승철의 장수 비결이 바로 본인들보다 게스트와 대중에게 초점을 맞추는 데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기업 중심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고객의 우선순위와 정서, 욕구를 살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거버를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세상의 부모들을 돕고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주어 부모들의 신뢰를 받는 파트너가 되자’는 기업이념을 실천하며 90년 넘게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거버는 제품 판매 외에도 다양한 육아 정보를 제공하고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있다. 이 기업이 만약 제품 판촉에만 열을 올렸다면 지금껏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세계적인 고객 경험 전문가들은 고객이 기업과 관계를 맺어 이익을 얻게 되면 그 고객은 기업의 편이 되어 어떻게든 그 기업을 성장시키는 지원군이 되고자 한다고 말한다.

 

광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때 꼭 지켜야 하는 네 가지 성공 조건이 있다. 첫째, 소비자 이익이나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둘째, 소비자의 이익이나 해결 방안은 기업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해당 브랜드는 소비자 이익이나 문제 해결 방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넷째, 소비자 이익이나 문제 해결 방안은 광고매체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첫째도 소비자 이익, 둘째도 소비자 이익, 셋째, 넷째도 소비자 이익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모든 초점을 소비자 이익에 맞춰야 하며 이는 소비자 이익과 관련이 없는 어떤 광고도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2014년 모바일 시대를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에 새롭게 부임한 CEO 사티아 나델라는 ‘모든 책상 위에, 모든 가정에 한 대의 컴퓨터’라는 기존의 기업 중심적 슬로건 대신 ‘전 세계 모든 사람과 조직들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힘을 싣는다’라는 고객 중심적 존재 이유를 재설정했다. 이후 MS는 10년 정체기를 벗어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지금 우리 기업이 정체기에 빠졌다면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기업을 위한 것인가, 소비자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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