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 메타버스 시대의 브랜딩 전략

발행 2022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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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기의 ‘패션 인문학’

 

출처=cu페이스북

 

메타버스가 가져온 경영환경의 변화는 급진적이다. 급진적(Radical)이란 말에는 ‘뿌리로 돌아감’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지금껏 의존해온 사고의 틀을 버리고 새로운 생각의 옷을 입어야 할 시점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최근 첨단기술과 관련된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프랑스의 퓌블리시스 그룹의 보고서를 읽었다. Z세대는 메타버스를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에 밀레니얼보다 두 배의 시간을 쓰고, 응답자의 52퍼센트는 메타버스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나아가 자신의 이력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5퍼센트가 게임 내 아이템 구매를 위해 평균 50불을 여가비 항목으로 책정해 놓았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중 57퍼센트가 게임 속에서 자아를 표현하는 것이 더 자유롭고 편하며, 나머지 43퍼센트는 게임 내 아이덴티티를 자신과 더 가까운 모습이라고 받아들인다.

 

이들은 브랜드가 가상공간 내 점포와 자신의 다른 에고를 표현해줄 디지털 아바타에 입힐 스킨과 의류에 적극적으로 호응한다. Z세대는 게임을 진행하며 아이템을 구매하는 마이크로트랜젝션과 같은 개념도 쉽게 수용한다.

 

나이키도 지난 가을, 로블록스 내에 나이키 랜드라는 공간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브랜드화된 경험을 제공했다. 이곳에 지난 3월 말까지 7백만 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다.

 

메타버스 시대의 주력 소비자인 Z세대에게 다가서려면, 콘텐츠 경험과 브랜드의 가치를 총체적으로 결합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서사 이론 전문가인 마샤 킨더는 트랜스미디어(Trans Media) 개념을 통해 다매체 플랫폼에서 유효한 스토리텔링의 원칙을 천명했다. 첫째 기술적 진보에 따라 현실과 가상 세계 사이 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이고, 둘째로 소비자와 협력하여 창조를 모색하며 셋째, 체계적이고 다차원적 경험을 제공하며,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아이덴티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 전략은 국내에서 더 유효하게 사용 중이다. 미국은 메타버스를 게임 내 경험에 초점을 맞춘 반면 국내 메타버스는 사회 관계망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발전하면서, 가상공간에서의 삶을 일상과 통합하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Zepeto)에서 BGF 리테일 CU가 오픈한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편의점 ‘CU 제페토 한강점’은 적절한 사례다. 실제 점포처럼 레이아웃과 판매상품 및 외관도 똑같이 구현했다. 실제 한강점 CU의 루프탑과 동일하게 외관을 디자인하여 한강을 조망하며 커피를 즐기고, 한강공원의 인기 상품인 즉석라면을 먹을 수 있는 공간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버스킹 무대도 준비하여 사람들이 실제로 한강점 CU 편의점을 이용하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제페토의 한강공원 월드맵에서 랜덤으로 등장하는 삼각김밥 아이템을 획득하고 피드에 해시태그를 인증샷과 함께 업로드하면 실제 매장에서 삼각김밥을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 교환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러한 이벤트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가상세계 속 경험과 체험이 현실과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해주었다.

 

이벤트성이긴 하지만, 메타버스 내 편의점에서 제페토의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패션 아이템만 22만여 개를 판매할 정도로, 디지털 의류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CU 편의점 패션을 입고 있는 아바타와 인증샷을 찍는 이벤트를 통해 MZ세대 방문자는 5배 이상이 늘고, 제페토 앱 안에서 아바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피드 내 CU 관련 게시물 및 조회 수, 댓글도 800만 개에 이를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최대한 지우고, 편의점 내 다양한 경험을 가상 속에서 체험하게 함으로써 현실의 매장과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편의점이란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서사를 구축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가상과 현실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소비자의 표현 의지와 삶의 활동성을 강화시킬 때 브랜드는 비로소 소비자를 선물로 얻게 된다. 이것을 기억하자.

 

김홍기 패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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