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 이커머스의 ‘짝퉁’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

발행 2022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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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 / 출처=네이버 크림

 

올 초 이커머스 패션 분야에는 이목을 끄는 공방전이 있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한 의류의 ‘짝퉁’ 여부를 둘러싼 것으로, 패션 1등 플랫폼인 무신사와 최근 가장 핫한 리셀 분야 1등인 크림 간 논쟁이었다. 논쟁은 무신사가 판매한 미국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 에센셜'을 구입한 20대 청년이 이를 크림 사이트에서 리셀을 하려고 내놓았는데 이를 감정한 크림 측이 그의 상품을 가짜라고 지목한 것이다.

 

처음에 기사를 접했을 때는 크림이 무리수를 던진 것처럼 보였다. 무신사 측이 자신들이 판매한 '피어오브갓 에센셜'은 공식 딜러에 의해 판매된 것이고, 공식 딜러가 '가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밝혀진 결과는 뜻밖이었다.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이 무신사가 판매한 제품이 “진품이 아니다”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낸 것이다. 20여 년 전이기는 하지만 명품 MD를 하던 시절 확고했던, ‘공식(Official) 딜러’의 위상을 생각할 때 전혀 매치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3개월에 걸친 공방은 크림의 완승으로 끝났고, 무신사는 ‘짝퉁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오명과 함께 해당 상품의 구매 고객들에게 200%의 돈을 환불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우려했던 무신사에 대한 불신이나 불매에 관한 기사나 댓글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지난 세월에 공식 딜러의 위상이 변한 것처럼 고가품을 구매하는 구매자들의 생각과 태도도 변한 것 같았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무신사는 앞으로도 계속 자기 상품의 진위도 구별 못하는 공식 딜러를 앞세워 가짜일지도 모르는 상품을 팔면서, 만약에 걸리면 200% 돈을 배상하면 되는 걸까. 공식 딜러는 명백한 가품을 모른 채 애매한 말과 책임질 수 없는 태도로 유명 사이트의 명성에 기대어 안 걸릴 때까지 팔면 되고,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한 후 안 입은 것은 크림에 물어봐서 그 처분에 따르고, 입은 것은 당근에서 팔며 짝퉁일지도 모르는 상품을 돌려 입으면 될까.

 

병행수입 제품을 취급하는 한 리셀을 BM으로 하고 있는 업체들의 입장은 앞으로 더욱 부담스럽게 될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차적으로 취급하는 모든 제품의 진품 여부를 가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진위를 본사가 아닌 곳에서 가려내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결국 이번처럼 결론은 본사밖에 내릴 수 없다. 이번에는 크림이 이겼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무신사와 같이 병행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걸리면 200% 환불이라는 식으로 신뢰를 보증하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약’하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정품이지, 가품 판매 후 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이번 건으로 신뢰에 타격을 입었음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고가품이나 명품의 병행수입은 돈도 되고 품위도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중간 유통 과정에 있는 어느 한 업체가 가품을 섞기로 마음먹으면 판매처는 알 수가 없다. 서류와 상품이 항상 같지는 않기 때문에 병행수입을 하는 기업과 담당자는 언제든 형사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공식 딜러나 수입업체들의 역할에 대한 요구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진품과 가품도 구별 못하고 라벨이 같은지 다른지도 모르는 공식 딜러는 병행수입 제도에 있어 아무런 역할이 없다. 브랜드 본사와의 깊은 소통을 통해 짝퉁 사업자들이 흉내 내지 못하거나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정품과 가품을 구분할 방법을 알고 있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명품 시장은 2019년 15조122억 원에서 2021년 17조2198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신세계 백화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연령대별 명품 구매 비중은 20대가 10.9%, 30대가 39.8%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온라인을 통한 명품과 고가품 구매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통 과정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들도 자신의 역할과 가능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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