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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오프라인의 새 공식, ‘공간을 지배하라’

발행 2023년 06월 04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더현대 서울 / 사진=어패럴뉴스

 

유통 점포의 면적과 평당 효율이 절대적 가치가 되고, 업태의 경계가 뚜렷했던 시절이 완전히 끝나간다.

 

2021년 등장한 더현대 서울이 영업면적의 절반 이상을 휴식, 체험 콘텐츠로 채운 이후 백화점의 기존 공식이 깨졌고 그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 월계점에 이어 지난 3월 말 리뉴얼 오픈한 연수점도 ‘영업면적이 매출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마트 연수점은 기존 12,561㎡(3,800평) 규모였던 이마트 매장을 5,289㎡(1,600평)으로 절반 이상 압축하고 즐거운 쇼핑경험에 중점을 둔 11,570㎡(3,500평) 규모의 ‘더 타운몰’을 조성했다. 전체 공간 기준으로도 5,700평에서 5,600평으로 줄었는데, 그마저도 500평은 PP센터(종전 100평/온라인 배송)에 내줬다.

 

프로야구 SSG랜더스 락커룸을 재현한 ‘랜더스 광장’, 주말마다 진행되는 참치 해체쇼와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등 식료품 코너의 볼거리 콘텐츠를 마련하고, 맛집이 모인 미식가와 특색 있는 테넌트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하며 그로서리와 테넌트를 대대적으로 개편, 줄었던 고객들의 오프라인 발길을 다시 이끌고 있다.

 

평일 점심에도 식당가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리뉴얼 한 달 만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 방문객이 23% 늘어나는 성과를 냈고, 꾸준한 효과를 확인 중이다.

 

지난달 초 오픈 한 달을 지난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라고 이야기해 왔다”며 공간 변화를 강조했다.

 

이마트는 오는 7월 완료 예정인 킨텍스점(이마트타운 1호점)을 포함해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 원을 투자한다. 킨텍스점의 경우는 트레이더스만 남고 이마트가 없는 더 파격적인 ‘더 타운몰’로의 변신이 예고돼 있다. 이 공간은 체험형 공간으로 전면 교체된다.

 

현대, 신세계 이마트의 공간 혁신 효과에 자극을 받으며 유통업계는 새로운 공식을 빠르게 흡수 중이고, 로드는 성수동에서 비롯된 공간 변신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역시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몇백 억대에서 천억 원대를 바라볼 만큼 성장한 핫 브랜드들의 등장이 시발점이 됐다. 이들의 오프라인 진출로 온-오프의 경계 없는 경쟁이 본격화됐고, 공간 공식도 달라졌다.

 

초기에는 기성 패션보다 현저히 작은 스타일 수와 수량이 채워진 신흥 브랜드들의 매장을 두고 ‘휑하다’, ‘볼 게 없다’고 했지만, 전면에 마네킹을 내세우고 상품을 꽉 채운 매장이 이제는 촌스러운, 힙하지 않은 것이 됐다.

 

상품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컨셉을 드러내는 새롭고 특색 있는 공간에 빠르게 익숙해지면서 헹거에 상품이 빽빽이 걸린 기성 패션 매장이 패밀리세일 행사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기성 패션이 최근 새로 오픈하거나 리뉴얼한 일부 매장에서도 마네킹이 사라지고 있다. 이미 충분한 입지를 구축한 브랜드까지 핫한 점포와 상권에서 공간의 힘을 발휘할 컨셉 팝업을 늘려가고 있다.

 

오프라인의 미래는 공간 혁신에 달렸다고 한다. 팬데믹이 그 혁신을 더 앞당겼고, 유통과 브랜드의 경험을 확장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

 

상품을 얼마나 팔 것인가 보다 어떤 경험을 어떻게 잘 팔 것인가,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다른 시각과 감각을 단련해야 할 때다.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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