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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빅토리아 시크릿’, 반전은 가능할까

발행 2022년 10월 17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출처=빅토리아 시크릿

 

“누구를 위한 섹시함인가”... 소비자 저항 부딪혀

엔젤쇼 폐지 후, 다양성 반영한 변화 적극 나서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전 세계에서 ESG 경영 이야기가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S(사회, Social)’가 최근 패션 업계에서 중요한 분야가 됐다. 대표적으로 ‘DE&I’가 꼽힌다. DE&I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의미한다. 인종·장애·성적 지향·전통적인 미적 기준 등으로 인간의 존엄을 억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많은 해외 기업들은 DE&I 책임자 직책을 신설하고 앞다투어 실현에 나서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해 미국에서 디렉터급 이상의 비백인 비율을 30.3%로 늘렸다. 2025년까지 30% 비중 유지가 목표다. ‘샤넬’은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인 여성 리나 나이르를 선임했다. 광고계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기용이 늘고 있다. 이미 ‘캘빈 클라인’, ‘마크 제이콥스’, ‘알렉산더 맥퀸’ 등 여러 브랜드가 ‘날씬하지 않은’ 모델을 발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변화가 두드러지는 브랜드는 유명 란제리 ‘빅토리아 시크릿’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 32%에 달하는 강자였다. 그러나 이후 실적은 하락세를 탔다. 2019년 구 모기업인 엘 브랜즈의 시가 총액은 전년보다 28% 줄어,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경영 실적이 나빴던 3대 기업으로 분류됐다. S&P500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500개 기업이 포함된 주가지수다.

 

재작년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은 미국 점유율이 16%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실상 반토막이 난 셈이다. 과거 성장 동력이었던 ‘남성을 위한 섹시한 여성 속옷’이라는 정체성이 발목을 잡았다. 백인 위주의 글래머러스한 모델들을 내세우는 것도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반면, 그에 반하는 다양성과 편안한 속옷을 제안하는 ‘에어리’ 등의 브랜드들은 성장 중이다. 시장에서는 시대의 변화한 흐름을 잃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빅토리아 시크릿’은 최근 적극적으로 변신에 나섰다. 마케팅·매장·상품 등 전부 바꿨다.

 

우선, 2019년부터 브랜드를 상징하는 패션쇼인 엔젤쇼를 폐지했다. 1995년 시작한 엔젤쇼에 등장하는 관능적인 모델 ‘엔젤’은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는 다른 모델들이 들어섰다. 재작년부터 브라질 출신 트렌스젠더 발렌티나 삼파이우, 플러스 사이즈 모델 알리 테이트 커틀러, 동성애 축구 선수 겸 인권운동가 메건 라피노, 수단 난민 출신 아두트 아케치 등을 기용했다.

 

올해는 다운증후군 여성 소피아 지라우, 흑인 트렌스 모델 에미라 데스 스페인, 최근에는 젠더리스 애슬레저 라인인 핑크도 런칭, 해당 모델로 남성 배우 대런 바넷을 발탁했다. 육체가 아닌 직업적 성취로 존경받는 여성 그룹 앰버서더 ‘VS 콜렉티브(VS Collective)’도 런칭했다.

 

매장도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대표 매장인 뉴욕 맨해튼 5번가 플래그십 매장은 엔젤 사진 대신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 등이 들어섰다. 피팅룸의 어두웠던 조명은 밝은 조명으로 교체됐다. 거울은 전신을 편히 확인할 수 있도록 조정됐고 엔젤스가 입었던 옷들이 보관된 3층 전시장은 폐쇄됐다. 전 매장이 편안함과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한 인테리어로 탈바꿈 중이다.

 

상품은 타이트한 실루엣을 벗어났고 다양성을 녹여냈다. 2019년 팬티 사이즈 XL는 취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XXL 제품까지 늘어났다. 유방을 절제한 여성, 임산부 등을 위한 속옷 등도 추가됐다. 앞서 언급한 젠더리스 애슬레저 라인 핑크 등도 구성했다.

 

이런 빅토리아 시크릿의 변신에 지난해 8~10월에는 성과를 반영이라도 하듯 실적이 상승하기도 했다. 매출은 14억 달러를 기록 작년 동기 13억50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순이익도 7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위기·공급망 악화 지속으로 올 5~7월의 매출은 5.7% 감소한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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