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석의 '패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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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_ LAI TAK - SPRING / SUMMER 2021 trend report |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많은 패션 업체 상품 기획자들은 더 이상 트렌드에 대한 예측이나 과거 데이터 분석이 성공적인 미래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앞으로 코로나와 함께 살든, 코로나가 종식이 되는 상관없이 우리는 변동성이 어느때보다 큰 미래를 맞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해외 브랜드들이 이런 환경 변화에 발맞춰 기존 S/S, F/W 하는 식의 연간 두 번의 컬렉션을 시즌 리스 개념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국내 기획자들은 밀란, 파리컬렉션의 메가 트렌드가 상품 기획의 적중도를 더 이상 높여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기존 상품기획 방식은 과거 판매실적에 대한 분석과 향후 다가올 트렌드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대부분 제품들을 선 기획하는 방식이었다. 모든 제품을 생산해 놓고 시즌 중 발생하는 다양한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각종 프로모션 등을 치르며 재고를 최소화 해 나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다만 이런 운영방식은 앞단의 비용 절감효과는 있을지라도 최근의 각종 변수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워 결국 할인행사 등을 통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뜨려 정상가 판매 비중이 줄어듦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총 손익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만들 수 있다.
최근의 변동성 높은 외부환경에 대응키 위해서는 근접기획 확대, 이니셜 소량 생산, 빠른 반응 예측을 통한 리오더 확대 등 시즌 중 발생하는 다양한 변동성에 대응, 적중도를 극대화해나가는 방식으로의 변화가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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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_ LAI TAK |
예를 들어, 총 기획 물량의 약 30~50% 수준은 최대한 근접한 시점에 트렌드, 날씨 등의 외부요인들을 반영해 기획한다. 그 후 오프라인 출시 전 온라인몰 선 런칭,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상품 온라인 스타일링 클래스, 브랜드 앰버서더 프로그램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고객 반응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출시 전 빠른 리오더 투입을 결정함으로써 효율을 높여가는 기획방식의 적용을 고민해 볼 만하다.
일부 새롭게 시도해 보고자 하는 트렌디한 제품들의 경우에는 출시 전 고객 펀딩 방식을 활용해 볼 수 있다. 고객에게는 혜택을, 브랜드는 재고 부담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해 봄 직 하다.
다만 선 생산 축소, 리오더 비중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에 대해서는 또다른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일정 비중의 제품군을 시즌리스 제품군으로 기획, 라인화한 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그 비중을 확대 운영해 나감으로써 리오더로 인해 늘어나는 비용 분을 상쇄시키는 등의 영리한 운영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닥쳐올 변동성 높은 시대에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재고 문제에 발목이 잡혀선 안 된다.
항상 새로운 제품을 시점에 맞춰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는 유연하고 새로운 근접기획 방식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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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경영지원본부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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