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찌라] 러닝화의 고조 할아버지, 119세 뉴발란스 (상)

발행 2025년 06월 0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찌라의 ‘기업 읽어드립니다’

 

뉴발란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중 유일하게 100살이 넘은 브랜드가 있다. 올해 창립 119주년으로 아디다스와 퓨마 형제보다 오래된 뉴발란스다.

 

영국 출신의 이민자 라일리는 발에 맞지 않는 신발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뒷마당의 닭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가는 다리로 육중한 몸을 지탱하는 닭의 비밀이 세 발가락의 균형에 있다고 생각한 것. 라일리는 세 갈래 구조로 아치를 지지하는, 닭발을 닮은 깔창 ‘아치 서포트’를 만들어 세상에 선보였다.

 

1906년 라일리는 보스턴에 ‘뉴발란스’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신발을 제작한다. 처음엔 매장을 찾은 사람들의 발 모양을 일일이 재서, 각자에게 맞는 아치 서포트를 만들었다. 이후에는 ‘페디그래프 박스’를 보내 고객이 투사지에 발 모양을 그려 보내도록 했다. 하지만 수요가 늘자 맞춤 제작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기존의 세로 길이 발사이즈만으로는 다양한 발 형태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라일리는 신발에 가로 폭 개념을 도입해, 6단계로 나누었다. 발을 신발에 맞추던 시대에서, 신발을 발에 맞추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의 신발은 우체국 직원, 경찰관처럼 장시간 서서 일하는 이들의 발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금도 뉴발란스 신발은 발의 가로 폭까지 선택할 수 있다.

 

뉴발란스 고객 중에는 달리면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한 고등학생 육상선수는 달릴 때마다 물집이 생겨 운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뉴발란스를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신발을 찾은 후, 대학원에서는 다시 육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러닝화에 흥미를 느낀 라일리는 보스턴의 러닝 동호회를 찾아간다. 사람들의 신발을 유심히 살펴보니, 달릴 때 발을 충분히 지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2주 뒤, 그는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러닝화를 들고 나타났다. 바닥에는 크레이프 고무와 징을 박아 접지력을 높였다. 신발을 신어본 동호회 회원들은 앞다투어 구매했다. 그중 일부는 대회에 출전해 유명한 선수로 성장했다. 뉴발란스는 러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농구화, 야구화, 테니스화까지 확장한다.

 

하지만 윌리엄 라일리의 뉴발란스는 일종의 기능성 신발 브랜드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라일리는 70대 중반의 나이로 은퇴한다. 대신, 회사는 초기에 합류했던 유통 전문가 아서 홀이 맡아 이끈다. 아서는 초기부터 방문판매나 고객만족도 조사를 도입하고, 브랜드를 고객 중심으로 다져왔다.

 

70대에 접어든 아서도 혼자 오래 운영하지는 못했다. 아서는 딸 앨래노어와 사위 폴 키드에게 뉴발란스 인수를 제안한다. 폴 키드 부부는 어릴 때부터 친구로 자라며, 함께 아빠 회사의 운동화를 신고 뛰어왔기 때문에 뉴발란스의 탁월함을 알고 있었다. 다만 인수자금은 없었는데, 장인의 파격 할인으로 키드 부부는 1954년 10,000달러에 뉴발란스를 인수한다.

 

키드 부부는 계속해서 러닝화의 연구개발을 이어갔고, 1960년 트랙스타를 선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평평하던 러닝화의 밑창을 물결모양으로 바꿔 접지력은 높이고 충격은 흡수하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여기에 뉴발란스 특유의 안창과 가로너비까지 더해져 러너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당시 아디다스나 퓨마는 세계적인 선수에게 로비하며 앞다투어 신발을 신겼는데, 뉴발란스는 절대 협찬을 하지 않았다. 전설의 아마추어 육상선수 조니 켈리는 뉴발란스가 신발을 협찬해주지 않자 트랙스터를 신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3년 뒤 마라톤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후, 폴 키드에게 뉴발란스를 신은 사진에 ‘나의 신발 장인 폴 키드에게’ 라고 사인을 해서 보낸다. 결국 뉴발란스 만한 러닝화가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뉴발란스는 라일리 시절부터 “누구의 명성에도 기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명인에게 투자하는 것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 선수들이 뉴발란스를 찾아 신으며 자동으로 홍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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