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찌라] 스포츠가 아닌 스트릿에서, 아디다스의 두 번째 전성기

발행 2025년 07월 10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찌라의 ‘기업 읽어드립니다’ - 아디다스 (하)

 

힙합 뮤지션 Run DMC

 

다슬러 신발 공장이 아디다스와 푸마로 양분된 후, 아디다스와 푸마는 70년대까지 서로를 엄청나게 견제하면서 스포츠 업계를 장악한다.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스포츠계의 마케팅 과열은 아디다스와 푸마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앞두고, 푸마는 복사뼈를 가리지 않는 축구화를 만든다. 루돌프는 서독 축구 대표팀에 푸마를 신기를 요청한다. 그런데 헤르베르거 감독이 그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루돌프는 화를 내며 돌아갔다. 헤르베르거는 곧장 아디다스와 계약한다. 서독 대표팀은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올라갔고, 당시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헝가리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결승전 당일, 스위스 베른에 폭우가 쏟아져 그라운드가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때 서독 선수들이 신고 있는 아디다스 축구화는 바닥의 징을 교체할 수 있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바닥의 징을 교체한 서독팀은 후반전에서 3:2로 역전하고, 서독은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거머쥔다. 이 우승은 당시 패전국으로 의기소침하던 독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푸마도 선전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 펠레는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 주심에게 양해를 구하고 축구화 끈을 고쳐 묶었다. 자연스럽게 모든 중계 카메라가 펠레의 신발을 비추었다. 알고 보니 이는 푸마의 PPL이었고, 푸마는 축구화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 일을 계기로 중계 카메라는 더 이상 축구화를 잡지 않게 되었다.

 

치열하게 싸우던 아디다스와 푸마 사이에 등장한 신예가 있었으니, 1978년 필 나이트가 만든 나이키다. 미국에서 조깅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 아디다스나 푸마는 조깅은 스포츠가 아니라며 대응하지 않았다. 이때를 틈타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추월한다. 1985년 나이키는 에어 조던을 선보이며, 최초의 아디다스 농구화였던 ‘슈퍼스타’를 제치고 농구화 시장을 평정한다. 아디다스는 축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스포츠 시장에서 나이키에 밀리기 시작했고, 1989년 나이키에게 내준 1위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한편, 아디다스의 아돌프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 호르스트 다슬러가 아디다스의 CEO를 맡는다. 그는 스포츠 분야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여전히 월드컵, 올림픽 독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시장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패션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아디다스는 이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결국 1990년, 프랑스의 유명 정치인이자 마르세유의 구단주인 ‘베르나르 타피’가 아디다스를 인수한다. 현재 아디다스는 기관투자자들이 대주주로 있는 상장 기업으로, 다슬러 가문의 손을 완전히 떠났다.

 

푸마 역시 2세인 아르민 다슬러가 회사를 맡았으나, 과도한 스타 마케팅과 방만한 경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결국 푸마는 도이치뱅크에 넘어가고 1987년에는 아르민 다슬러가 회사에서 쫓겨난다. 이후 푸마는 여러 투자자 손을 거쳐, 2007년 구찌, 생로랑 등을 보유한 프랑스의 럭셔리 그룹 케링에 인수된다. 하지만 이후 케링은 푸마가 그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2018년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며 푸마를 분리시켰다. 현재 푸마는 독립 상장사로서 독일 헤르초게나우라흐에 본사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기울어가던 아디다스를 구한 건 스포츠가 아닌 스트리트 패션이었다. 뉴스쿨 힙합의 원조 Run DMC가 아디다스 저지를 입고 ‘My Adidas’를 부르며 아디다스를 소생시켰다. 특유의 삼선 디자인은 언더그라운드 문화, 스트리트 패션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10년대에는 카니예 웨스트와 공격적인 콜라보를 통해 에어조던 이후 최대 규모의 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카니예는 2022년 인종차별과 극우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아디다스는 계약을 해지한다. 아디다스는 이때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는데, 2022년 4분기 적자만 한화 1조 원에 달했다.

 

이후 아디다스는 새로 부임한 CEO 비욘 굴덴의 지휘 아래 핵심 스포츠 상품군에 집중하고 재고 정리를 추진했다. 스니커즈 시장에 레트로 붐이 불면서 삼바, 가젤 등의 클래식 운동화가 다시 히트했다. 그 결과 아디다스는 2024년 매출이 12% 성장하며 실적이 크게 호전되었다. 아직 나이키와는 두 배의 시장 점유율 차이가 나지만, 아디다스는 꾸준히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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