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배너 이미지

이슈&칼럼 - 황석영 청도신정복장 법인장
무너지는 신사복 생산 기반, 대안은 있다

발행 2019년 05월 0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슈&칼럼 - 황석영 청도신정복장 법인장

 

무너지는 신사복 생산 기반, 대안은 있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신사복 공장은 코오롱 서진, 제일모직 CFC, LG 양산, 원풍, 영진 정도다. 해당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백화점 신사복 메이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공장이 일평균 300매~350매를 생산하고 있으며, 30~40% 정도를 자체 또는 외부 MTM 오더로 진행한다. 나머지는 자체 메인 오더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절대 생산량(오더량 부족, 노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 미달로 인한 고정 경비 비중 과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원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브랜드 또는 본사 측이 배수가 낮아지거나 판가가 높아진다는 이유로 최소 공장 운영에도 못 미치는 단가를 요구하는 것도 포함된다.


적자를 내면서도 자사 공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본사가 주문하는 MTM 오더 때문이다.


‘생산 라인을 대폭 줄여 MTM 오더만 생산하는 라인을 효율 있게 운영하고, 메인 오더는 가공임이 저렴한 해외생산을 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MTM 오더만을 위한 생산 라인을 세팅하기 위해서는 1인 다공정(현재도 다공정이지만 현재보다 2배 이상 다공정)이 선행돼야하는데, 현재 현장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60세를 대부분 넘어섰다. 각 브랜드별 MTM 오더 역시 일평균 80~150매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백화점 메이저 브랜드가의 메인 오더를 해외생산하는 것에도 한계가 따른다.


‘made in korea’를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많다는 점에서 1차 장벽이 있고, 해외생산을 한다 해도 로트 당 200~500매, 최성수기 투입, 까다로운 검사기준, 자기브랜드만의 생산방식 고집 등으로 인해, 최근 생산처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의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가까운 중국 산둥성 청도에 있는 홍링집단, 따잉집단, 대련에 있는 대양에 가보면 IT를 접목한 선진 MTM 라인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자가 브랜드 MTM 오더뿐 아니라, 웨딩숍, 타 브랜드, 해외(한국, 일본, 미주, 호주) MTM 오더를 받아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자가 공장과 이들 MTM 공장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가내 수공업 정도다. 시설의 첨단성에서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물론 설비가 좋다고 좋은 신사복을 무조건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 1개 성에 이런 공장들이 1~2개 정도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 1개 성 정도의 경제력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대한민국은 신사복 기반시설에 대한 국가나 기업의 관심이 전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라인들을 세팅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신사복을 운영하는 제일모직, LG, 코오롱 3사 외에는 사실상 손을 대기 힘들다.


대기업 3사도 내수시장이 크지 않아 손익을 맞추는데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망설여질 것이다. 방법은 이들이 손을 잡는 것이다.


대기업 3사나 백화점 신사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각사들이 컨소시엄을 통해, 국내에 IT를 접목한 MTM 라인 1개와 메인오더를 생산할 수 있는 1개 라인 정도를 설립한다면 향후 1~2년 후에 닥칠 생산기반의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각 사별로 적자에 허덕이는 공장을 정리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 신사복 생산기반에 대한 또 하나의 변동성을 살펴보면, 과거 중국에서 신사복을 OEM/ODM 생산하는 한국회사가 10여개 있었으나 현재는 딱 2개가 생존해있다.


중국 청도에 있는 공장은 국내 백화점 포멀 및 캐릭터 브랜드 위주로 고가 생산을 하고, 대련에 있는 공장은 중국 내수 오더 및 한국 중저가 위주로 생산한다.


이 2개 공장도 중국 인건비 및 보험료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생산원가가 높아졌다. 브랜드는 해외공장이라는 이유로 한국과 대비해 가공임을 할인 책정하고 있어, 손익이 점차 악화되는 실정이다. 이들 역시 언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지금도 하고 있다.


결국 한국처럼 QR 생산이 가능하고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이탈리아 수입 고가원단, 고가 사양,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생산처를 가까운 시일 내에 또다시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중국 내 한국 자본 2개 공장도 무너진다면 결국 브랜드마다 작은 물량, 작은 로트와 지금보다 높은 가공임을 들고 중국 자본으로 세팅된 중국공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비교적 소규모인 국내 신사복 시장을 1개 신사복 패션회사라고 생각한다면, 앞서 말한 대로 한국 내 전문 MTM 라인 1개와 메인오더 생산이 가능한 메인 생산라인 1개를 컨소시엄을 통해 설립하는 것이 향후 신사복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금이나 투자 의지 문제로 컨소시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소한 현재 생존해있는 중국 공장 2개는 생존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