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 한국산 소재 ‘K라벨’로 키우자

발행 2019년 09월 25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박해영 기자
박해영 기자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나이키, 몽클레르, 조르지오 아르마니, 스톤아일랜드, 프라다 등 글로벌 스포츠와 명품 브랜드에 사용되는 원단 중 상당량이 한국산인 걸 모르는 이가 많다.


지난 PIS 행사에서 프리미엄존에 구성된 지비텍스타일, 베코인터내셔날, 영풍필텍스, 신한산업 등 13개사가 주로 이들과 거래하는 소재 기업이다. 당시 이들은 국내 패션 기업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단독 서플라이어쇼(원부자재 소싱)에 참가하는 국내 소재 기업도 늘었다. 스포츠 브랜드 소싱쇼 참가는 상당히 문턱이 높아 국내 소재 업체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처럼 국내 소재 기업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K패션에 비해 국산 소재는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이에 최근 업계 커뮤니티에서 중국에서 봉제만 하는데도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되는 게 불합리하다며 한국 원단을 사용한 제품임을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왕왕 올라온다. 요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패션 업체들도 원단의 K라벨 부착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오가닉맘은 국내산 코튼임을 강조하고 있고 블랙야크 등도 한국산 원단 표기에 관심이 높다.


원단 표기는 사실 자발적 실행이 가능하다. 강제 표기 사항이 아니기에 마케팅으로 활용된다. 요가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은 소재 TMI(too much information) 라벨로 유명하다.


프랑스에서 염색과 워싱을 했고 포켓 라이닝의 소재 비율까지 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 지사 관계자는 하나의 제품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갖고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게스트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물론 소재 기업의 밸류 업그레이드도 더해져야 한다. 일본은 기초 과학에 공을 들여 트리아세테이트, 탄소섬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보유한데 비해 응용과학으로 성장한 한국은 스판덱스, 나일론 등 저가 소재로 양적인 성장을 했다. 현재 이마저도 중국의 초저가 공세에 잠식당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다행히 국내 소재 업체들이 자가 진화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필요한 니즈를 읽거나 후가공 기술로 경쟁력 있는 소재를 만들어내고 있다.

 

효성의 폐페트병 소재 원사인 리젠도 응용과학으로 탄생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칩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일본 기업이다. 효성은 이 칩을 가지고 원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재생 가죽으로 아디다스, 아르마니와 거래 중인 아코플래닝, 장어 가죽을 가공해 루이비통에 납품하는 HY인터내셔널도 해외서 저변을 확대 중이다.


프라다가 원단백으로 부활할 때 리몬타 나일론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리몬타 나일론으로 인해 이탈리아산 나일론은 고급 나일론의 대명사가 됐다. 나일론은 미국에서 최초 개발됐지만 이탈리아가 나일론을 고급화 시킨 셈이다.


K라벨이 지속적으로 관리 된다면 제 2의 3M, 고어텍스, 씬다운 등 글로벌 리딩 소재 브랜드가 탄생할 수도 있다. 더불어 국내외 패션 브랜드 업체들이 소재 강국인 이탈리아, 일본산임을 자발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봉제가 아닌 원단의 원산지 표시가 시작될 수도 있다. 브랜드 업체와 소재 기업의 노력으로 국내 생산 인프라 붕괴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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