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식] 이왕이면 1등에게 도전하라

발행 2021년 0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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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전 국민을 뽕필로 들썩이게 만든 트롯 경연의 열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간이 갈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오랜 무명시절로 어려움을 겪던 참가자들의 눈물겨운 사연과 함께 듣는 트롯은 즐거움에 진한 감동까지 더하며 오랜만에 온가족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수많은 경쟁상대를 물리친 참가자들이 우여곡절 끝에 본선에 진출하는 스토리도 재밌거니와 특히 상대를 지목하고 1대1 데스매치(Death Match)를 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스릴까지 맛보게 한다. 데스매치에서 특히 화제를 모으는 경우는 본인보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는 우승 후보를 상대로 지목하는 참가자이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잘한다고 하니 도를 넘어섰다’는 등 안타까움과 함께 어리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참가자는 정말 어리석은 사람일까? 달리 보면 광고 마케팅을 가장 잘 이해하는 명석한 참가자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센 경쟁자를 상대로 경연을 벌이면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경쟁 결과, 지더라도 사람들에겐 우승 후보와 경쟁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참가자는 데스매치에서 비록 떨어지더라도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경우가 상당수기 때문에 결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위치한 나파밸리의 와인은 인지도가 낮은 자신들의 와인을 알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당시 영국인 와인 수입상 스티븐 스퍼리어는 나파밸리를 방문했다가 예상보다 높은 와인 품질을 경험하고 프랑스 와인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제안하게 된다. 대부분의 나파밸리 와인 제조업자들은 괜히 망신만 당한다며 이를 반대 했지만 지더라도 손해 볼게 없으니 이왕이면 1등과 맞붙어 보자는 여론이 형성되며 1976년 프랑스 와인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게 된다.

 

 

당시 최고의 와인으로 인정받던 프랑스 와인과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예상을 뒤엎고 나파밸리 와인이 우승을 차지하며 그 유명한 <파리의 심판>이라는 제목의 신문기사를 터뜨리게 된다. 자존심에 금이 간 프랑스는 10년 뒤 세계적인 소믈리에를 대거 참여시킨 뒤 재 대결을 펼치지만 이번에도 1, 2등을 나파밸리 와인에 내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무명의 나파밸리 와인을 세계적인 와인으로 만들어 주며 프랑스 와인이 아닌 미국 와인의 우수성을 인정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사물을 크게 2가지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흑과 백, 남과 여, 좌 우 등의 경우다. 이러한 현상은 무의식중에 드러나게 되며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대부분 카테고리에서 1등과 2등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70%나 되며 나머지 30%를 놓고 수많은 브랜드가 각축을 벌인다. 특히 지금처럼 극한 어려움을 겪는 브이노믹스(V-nomics) 시대에는 1, 2등 브랜드에 대한 쏠림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는 사람들이 위기감을 느낄수록 검증되지 않은 상품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실력을 갖춘 신규 브랜드나 후발 브랜드는 1등 브랜드에 감히 도전장을 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수십 년 전에 발간된 책이지만 새해가 되면 꾸준히 팔리는 베스트셀러 중 하나는 스펜서 존슨이 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강력한 교훈은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왕 도전해야 한다면 1등에게 도전하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란다. 결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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