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택배 천국이 몰고 온 쓰레기 지옥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발행 2021년 03월 29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출처=기나긴 '집콕' 늘어난 '택배'…"쓰레기 넘쳐난다" (2020.04.07/뉴스데스크/MBC)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늘자 배달, 배송, 택배 등 물류 서비스와 함께 그로 인한 쓰레기가 함께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43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2.4% 늘었다. 2019년 26조7,000억 원이었는데 단 1년 만에 40조 원을 돌파했다. 2020년 생활 쓰레기 발생량도 11.2%로 늘었다. 일평균 5,439t 수준이다. 2020년 10월, 30여 년 동안 서울의 쓰레기를 처리해 오던 인천시에서 더 이상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받을 수 없다며 2025년을 끝으로 인천 소재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의 사용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때 뿐 택배는 20.2%가량 증가고, 플라스틱 폐기물도 13.7%나 증가했다.


온라인 소비에 따른 썩지 않는 부산물은 우리가 함께 처리해야 할 쓰레기양에 그대로 반영되고 다음 세대들의 생활습관과 그들이 살아야 하는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팀은 미네소타주에서 가장 흔하게 팔리는 187종 페트병을 조사하여 같은 생수도 ‘500㏄ 4개’보다 ‘2ℓ짜리 1개’를 사면 1%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일이 있다. 


이 결과는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58%에 이르고, 소포장이 미덕으로 인식되고 있는 우리에게 소비자의 편리함은 어디까지 주장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출처='올리브' 홈페이지 캡쳐

 

‘제트닷컴’과 ‘다이퍼스 닷컴’의 공동 창업자인 네이트 파우스트(Nate Faust)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그는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쓰레기를 치우려 택배 상자들을 정리하다 가득 쌓인 택배 상자를 정리하는 데만 30분이 걸리는 것을 보며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상자들을 끌고 집 밖으로 나가 이웃집마다 집 앞에 수북하게 쌓인 택배상자를 보면서 ‘이건 미친 짓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택배상자를 없앨 방법을 고심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올리브(shopolive.com)’라는 서비스다.

 

올리브는 미국인들이 매년 100억 개의 택배 상자와 비닐 충전재를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매 경로를 바꿨다. 고객이 주문한 일주일치 택배를 모아 고객이 지정한 요일에 일주일에 한 번만 재활용 박스에 담아 보내는 것이다. 핵심은 ‘주간 배송’과 ‘묶음 배송’, ‘반품 배송’에 있다. 올리브는 고객이 여러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모아 한 번에 배송하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고 이때 나오는 포장재나 쓰레기도 올리브가 대신해서 전문적으로 처리해준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개의 택배를 함께 보내면 각각 보내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이 35% 줄어든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온라인을 통한 모든 주문이 하나의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택배도 한 번에 도착해도 되지 않을까, 고객 스스로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면 환경오염의 주범인 온라인 배송도 ESG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유럽 플라스틱·고무산업 제조자 협회(EUROMAP)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으로 벨기에(170.9㎏)와 대만(141.9㎏)에 이어 3위다. 미국(93㎏)과 중국(57㎏), 일본(65.8㎏)보다 많다. 우리의 1인당 연간 택배량은 2020년에 이미 100건을 훌쩍 넘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앞다투어 제공하는 빠른 배송, 새벽 배송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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