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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스타트업은 때때로 투자자의 실행력을 필요로 한다

발행 2024년 02월 2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최근 내가 투자를 결정한 스타트업 한 곳과 관심 있게 투자를 검토 중인 또 다른 스타트업 한 곳이 공교롭게도 밸류 체인(Value chain) 상에서 서로 연관된 회사들이다. 투자를 결정한 곳은 의류폐기물 즉 헌 옷을 수거하여 해외로 수출하거나, 구제샵 또는 빈티지샵 등의 국내 B2B로 재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아주 일부는 직접 B2C로 판매까지 하는 의류 업사이클 스타트업이다.

 

투자를 관심 있게 검토 중인 다른 한 곳은 플라스틱폐기물에서 다시 플라스틱제품의 원료를 추출해 재활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업사이클 스타트업이다. 플라스틱의 일부는 화학섬유에서 추출되기도 하기에 두 스타트업은 일부 품목에서는 원료를 공급받는 협업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의류 업사이클 스타트업에 대해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섹터에 대해 평소 몰랐던 많은 부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수거되는 90% 이상의 의류폐기물들은 국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수출을 통해 제3세계 즉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 등으로 보내진다는 것이었다.

 

막연히 상당량이 수출될거라 짐작했는데 수출의 비중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놀랐고, 해외에서도 갈수록 헌 옷을 받으려 하는 국가들이 축소되고 있기에 우리나라 내부에서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놀랐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상대적으로 옷의 상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체형변화에 따른 사이즈 문제나 구매자의 단순 변심 등을 이유로 한두 번 입은 후 집안에서 잠자고 있는 의류들이 집집마다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옷 중 브랜드 및 옷의 상태 등을 고려해 직접 구매한 뒤 판매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직접 보유한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해당 스타트업은 높은 마진율을 유지하면서, 매장에 내놓는 제품 중 90%를 일주일 내에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의류폐기물 리사이클 스타트업의 사업 비중을 보면 해외 수출이 거의 70% 이상, 구제샵/빈티지샵 등의 국내 B2B 매출이 20%, 그리고 B2C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아직 본격적으로 국내에서의 의류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등장해 국내 시장을 키우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의류산업 전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의류폐기물의 재활용을 시도하는 스타트업들도 궁극적으로 헌 옷을 다시 재판매하는 방식이어서, 헌 옷의 기술적 업사이클링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이러한 의류폐기물 재활용을 리서치하다 알게 된 곳이 폐플라스틱에서 플라스틱원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었다.

 

물론 이 스타트업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대부분의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는 폐의류보다 다른 플라스틱부산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폐의류로부터의 추출 비중은 매우 낮은 상황이어서, 폐의류에서의 플라스틱 원료추출이 사업의 중심이라고 하기에는 미약한 상황이다. 아마도 의미 있는 비중을 폐의류에서 추출해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할 것이고, 많은 자금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시작단계의 스타트업에는 필수적으로 드는 걱정이 있다. 현재 시장 수준에서는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는 Scale-Up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고, 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도 기술도 아닌 강력한 실행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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